▲ 신수식 박사

[신수식 박사의 세상읽기] 대한민국호가 계속되는 재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회는 참으로 어수선하다. 2014년 12월 1일 60명의 선원을 태우고 고기잡이를 하던 사조산업소속 원양어선 오룡호가 러시아 베링해협에서 침몰하였다. 이 사고로 7명이 구조되었고 나머지는 사망 및 실종된 상황이며 구조작업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오룡호침몰사건에서 우리는 얼마 전에 300여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어 세계적으로 비웃음거리가 된 세월호사건의 망령을 다시 보고 있다. 인간은 개인도 마찬가지이지만 사회에 있어서도 잘못된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결코 발전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시행착오를 계속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필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 리더그룹이 지닌 이념과 가치가 올바르지 않거나 일반적인 인간들과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일 것이라는 사실을 언급하고자 한다. 우리는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지난 60여년 동안 대한민국을 통치하며 지배해온 리더세력들은 그들이 지닌 가치관, 국가관, 인간관 등 인간이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지녀야 할 주요 관념들에서 우리국민 대다수 아니 오늘날 인간으로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교육받고 성장한 전세계의 보통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것과 확실히 다른 것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진단이 맞지 않다면 어떻게 이러한 인재에 의한 사건과 사고가 지속할 수 있으며 그 어떤 변화도 없단 말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비정상적인 세력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 이러한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이들의 의도대로 부화뇌동하고 있는 국민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갈 수도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이번 오룡호침몰사건의 침몰원인과 침몰과정, 그리고 사고수습 등 일련에서 또 다시 세월호 침몰사고의 악몽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사고의 원인과 과정, 수습이 너무나 닮은 인재란 사실일 것이다. 2014년 4월에 진도근처에서 침몰해서 300여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세계적인 비웃음거리가 되었던 세월호침몰사건은 우리국민 모두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아직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가적이고 국민적인 트라우마 그 자체였던 사건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대형 인재사고로 인한 피해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인재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문제가 더 큰 문제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러시아 베링해협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선원들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3번이나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오룡호가 침몰하기 전 인근 해역에 있었던 잘리브호, 카롤리나 77호, 96오양호와의 교신내용에서도 잘 드러났다. 오룡호가 침몰한 인근 해역에는 이미 전날부터 악천후가 예보돼 있었으며 피항지로 항해하던 96오양호 이양우 선장은 12월 1일 오전 오룡호 김계환 선장과의 교신에서 오늘날씨가 좋지 않아 우리 배는 러시아 나바린 쪽으로 300도 꺾어 피항을 하겠다. 김선장도 피항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오양호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조업하던 준성5호, 준성호, 남북호 등도 피항 중이었다고 한다. 김계환 오룡호 선장도 이 선장에게 그물을 걷고 피항하겠다고 답했지만 선미 쪽에서 큰 파도가 두 차례나 넘쳐 들어와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차면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피항을 서둘렀다면 참변을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상황이다. 결국 1일 낮 12시 30분께부터 오룡호는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인근에 있던 선박들에 구조요청을 보냈고 카롤리나 77호와 잘리브호가 오룡호 쪽으로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오룡호 김선장은 오양호 이선장과의 교신에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어왔지만 배수작업으로 어느 정도 기울었던 배가 안정을 찾았다고 교신한다. 배에서 물을 빼는 작업을 해 기울었던 배가 어느 정도 안정됐을 때 배수작업에 더 집착할 게 아니라 인근에 있던 다른 어선으로 탈출했다면 대형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배는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그 안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며 교신에서 김선장은 다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이쳤다고 다급하게 말했다고 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진 배를 복원하려고 방향전환을 시도했지만 배는 오히려 더 기울었고 상황은 더 나빠져 배가 통제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어서야 김선장은 사조산업 본사에 전화해 오후 4시 10분께 퇴선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배가 통제불능이 되기 전 조금 더 일찍 퇴선명령이 내려졌다면 그리고 선원들에게 특수방수복을 입게 하고 구명뗏목을 띄웠더라면 상당수 선원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처음 구조된 선원 8명이 구명뗏목을 타고 살아남았고 러시아 감독관은 특수방수복을 챙겨 입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선원들 모두는 특수방수복이 아닌 구명동의만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룡호 침몰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해당 선박이 건조된 지 36년이나 지난 심각하게 노후가 된 상태에서 사측의 무리한 조업지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 사고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조산업 측은 사고 발생 이후 사고원인에 대해 어획물 처리실에 잡은 고기들을 넣는 작업을 하는데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왔고 잡아놓은 물고기 때문에 배수구가 막혀 배가 기울기 시작했으며 선원들이 배가 평형상태로 복원됐다고 판단, 펌프로 배수작업을 진행했는데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어 오후 4시경 퇴선명령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오룡호 선체가 낡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획물 처리실에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온 것도 선체에 구멍이 생겨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또 아무리 많은 양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어획물 처리실에 들어왔다고 해도 어획물 처리실의 배수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던 것 아니냐며 선체 구멍이든 배수시스템 작동문제든 선박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해당 선박이 지난 7월 10일 출항 전 점검을 마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오룡호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했고 2010년 러시아에서 국내로 들여올 때 러시아선급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올해 2월 한국선급의 검사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국제협약이나 외국을 봐도 선령을 제한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선령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리한 조업을 주문한 사측의 지시에 대해 한국과 러시아 정부 간 협상으로 3만 톤을 할당 받았는데 애초 할당량도 어획하지 못했으며 러시아에서 추가로 1만 톤을 더 할당해줬기 때문에 국내 5개 원양업체 소속 어선 5척이 조업을 연장하게 됐고 기상상황과 관련한 조업여부는 현장에 있는 선장이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말해 그 책임을 선장에게 돌렸다.  

이번 오룡호 침몰 사고는 지난 11월 19일 재난사고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기 위해 새롭게 출범한 국민안전처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를 평가 받는 첫 시험대였지만 현재까지 사고대응 및 수습과정에서 안전처의 역할수행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전처는 사고 직후 원양어선 출항 허가는 해수부에서 하기 때문에 501오룡호의 승선 인원과 배 제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수부에서 파악해야 한다며 안전처는 러시아로부터 사고와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는 것은 재난안전 총괄부서의 입장으로서 매우 미흡한 대응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건에서 볼 때 선박에서, 회사에서, 정부에서 행한 결과는 지난 세월호의 교훈은 없고 똑 같은 현상만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 국민들은 무슨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인가를 필자는 국민에게 강하게 묻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