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새로운 기술과 문화는 인간이 각각의 다른 환경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받아들여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국의 활자를 받아들인 서양이 금속활자를 통해 책의 대중화를 이끌어냈고, 지배층에서 주로 사용하던 동양은 열감에 의해 대중화된 형태의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계몽화 운동을 이끌었다. 서양의 밀이 동양의 면으로 재탄생되었다면  동양의 면이 마르코폴로에 의해 이탈리아에 소개되고 파스타로 발전하였다는 유래설은 인류 문명의 전파가 단순히 한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닌 쌍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한 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통 퓨전음식이라 부르는 약간은 낯선 요리도 이중의 일부는 대세가 되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십년전만 해도 파스타라는 음식은 굉장히 niche market이었고, 특정 여성타겟을 대상으로한 비즈니스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라면의 대체재로서의 가정식, 외식메뉴 중 하나의 고려대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큰 발전을 해왔다. 처음 파스타가 소개될 때부터 토마토 소스가 대부분 소개되었고, 현재도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크림소스, 봉골레 등 이제 우리에게는 몇가지의 옵션이 더 생겼고 이 또한 즐겁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파스타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은 성장을 하고 있다. 마치 80년대 경양식에서 함박 스테이크를 즐길 때 학습이 필요했던 것처럼 파스타 또한 그런 과정을 지났고 이제 우리의 생활에 깊숙히 침투한 서양요리이다.

최근 파스타는 가정식으로서 꽤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대기업에서 많은 노력을 이루어 대중화를 이끌었고 많은 고객들이 이탈리아, 미국의 파스타소스 브랜드를 직구 또는 수입대행을 통해 구매할 정도로 성장 속에 있는 분야임은 틀림없다.(물론 대형마트에서도 많은 수입제품을 찾을 수 있다.) 라면 시장은 여전히 크고 확고한 대안음식이고 조리와 취식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라면은 나트륨과 트랜스지방,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태생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파스타는 웰빙,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실제로 조리하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본인의 기호에 따라 브로콜리, 베이컨, 버섯 등을 볶아서 추가할 수 있지만, 요리법은 짜X게띠, 비X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파스타 시장이 급속 성장하는 이유는 웰빙에 대한 인식과 함께 고정관념 대비 쉬운 조리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국수를 먹을 때 잔치국수, 막국수, 메밀국수, 칼국수, 수제비, 옹심이, 고기국수 등에 사용되는 면의 종류가 각기 다르듯이 파스타 또한 수많은 종류의 파스타가 존재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스파게티, 마카로니가 친숙하지만 펜네, 페투치니, 라비올리같은 것도 파스타시장이 커진다면 대중적으로 즐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나아가 각 면의 특성에 맞는 파스타소스를 골라 취식하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파스타가 한국인에게 주식과 다름없는 세상이 왔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우리가 라면을 먹을 때 토핑이 너무 많아지면 국물의 맛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파스타 소스를 국물과 동일한 존재로 이해를 해보자. 따라서 기본적으로 토마토 소스를 면과 함께 즐긴다고 생각하고 토핑은 옵션으로서 풍미를 살려줄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토마토 소스는 상큼시큼한 맛과 감칠맛이 있고 점성이 있어 파스타면에 골고루 흡착이 되기 때문에 균일한 맛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오징어, 새우와 같은 재료를 토핑용으로 사용해도 좋고,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고추(페포론치노)를 추가해서 먹으면 아라비아타가 완성된다.

우리는 까르보나라라는 단어를 들으면 느끼하다는 생각을 대게 한다. 그러나 까르보나라는 이탈리아 광부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파스타면에 계란노른자를 올리고 비벼먹는 간단식이다. Carbonara에 Carbo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 또한 유래를 말해주는 단서가 된다. 따라서 까르보나라 대신 알프레도라는 단어를 머리속에 넣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변형이 되어 느끼함의 상징인 까르보나라가 되었지만, 실제 까르보나라는 국물이 거의 없는 건식으로 이해하면 편할 것이다. 필자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외국에서 알프레도 소스를 사용한 파스타가 까르보나라보다 실패의 위험이 덜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담백함과 면의 쫄깃함을 즐기고 싶다면 봉골레나 알리오올리오가 있다. 쉽게 봉골레는 해산물을 사용한 씨푸드파스타라면 알리오올리오는 마늘을 볶아 만드는 간단한 파스타로 보면 좋을 것이다.

이번에는 간단히 파스타 소스로 구분하여 파스타에 대한 소개를 마칠까 한다. 소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면, 마트에서 무엇을 구입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더 맛있는 파스타를 집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 이탈리아는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즐기는 나라이다. 따라서 대부분 해산물이 기본재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한국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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