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정 청춘칼럼] 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분제가 사라지고 모두가 평등해진 것도 일반시민들이 모두 선거권을 가지게 된 것도 많은 희생과 싸움을 바탕으로 해낸 일들이었다.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대중들은 항상 말해왔다. “너 하나가 노력한다고 해서 뭐가 바뀔 리 없지 않느냐” 하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었다. 불평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말이다.

4월 7일 경찰청은 불법성인 사이트 ‘소라넷’을 폐쇄했다. 만들어진지 15년이 된 불법사이트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경찰의 수사와 협조를 얻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지만 그들은 해냈다. 마침내 변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불만을 제기하고 꾸준히 제기하는 사람들이 이루어낸 값진 승리였다.

나는 현재 아르바이트 구직중이다. 면접을 몇 번이고 갔지만 면접이 제대로 이루어진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내가 “주휴수당은 지급 되나요?”라고 질문하는 순간 면접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기 때문이다. 고용주들은 여러 변명을 하면서 주휴수당과 최저시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하고 나는 그대로 이력서를 뺏어들고 면접장을 뛰쳐나온다. 항상 있는 일이다.

현재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되어야하는 법적 최저시급은 6030원이다. 주5일 8시간 이상을 일할 경우엔 주휴수당을 포함해서 7240원을 지급해야만 한다. 하지만 내가 면접을 본 알바 처 중에 저 액수를 고스란히 주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최저시급을 지키지 않는 업주가 90%나 있다는 통계결과가 거짓이 아니라는 걸 몸소 증명하게 된다는 일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최저시급을 받지 못하면 고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나에게 사람들은 너는 너무 극단적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것은 극단적인 게 아닌 자신의 권리를 찾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사람들은 나를 좋게 보지 않았다. 편하게만 살려는 사람, 정도 없는 비인간적인 사람 그들은 나를 돈에 미쳐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알바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1년여의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임금을 떼인 적이 없다. 엄선한 일자리에만 가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통장, 근무표 등등의 증거자료를 수집해두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나는 성가신 알바생일지도 모르겠지만 저 행동들로 인해 나는 내 또래의 알바 생들보다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었다.

작은 일도 작은 불편함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타협해버리는 순간 그 문제는 없는 게 되어버리고 세상은 계속 부조리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남들은 내게 “그냥 돈 조금 받고 일하면 어떠냐. 라고 했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현 최저시급은 6030원이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신고해야한다. 남들이 보기엔 고집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것은 나만의 신념이기도 했다.

민주화시대에 제일 먼저 시위에 나갔던 건 대학생들이였다. 20대는 사회의 문제를 가장먼저 깨닫고 가장먼저 불평을 제기할 수 있는 세대들이다. 그런 20대인 내가 현실과 타협해 버리면 사회는 계속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타협하길 그만두고 불평하는 것을 선택했다. 세상을 바꾸는 건 항상 불만을 제기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끊임없이 말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동시에 움직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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