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울퉁불퉁 멋진 몸매에 빨간 옷을 입고 새콤달콤 향내 풍기는 멋쟁이 토마토! 나는야 쥬스될꺼야 나는야 케찹될꺼야 나는야 춤을출꺼야 뽐내는 토마토' 이 가사는 토마토라는 동요의 가사 일부이다. 토마토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고,  한국의 식문화 기준으로 토마토는 과일임에 틀림이 없다. 보통 식후에 설탕을 뿌린 토마토가 식탁에 올라오는 경우가 일상적이고(영양소 관점에서는 좋지 않지만),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먹는 여타의 과일과 동일하게 취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토마토는 과일이 아닌 채소이다. 서양에서는 디저트로서가 아닌 요리의 재료로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열매라는 관점에서 과일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고추, 호박, 가지도 열매이기 때문에 해당 논리는 맞지 않는다. 현재 채소와 과일의 기준은 채소는 일년생 식물(겨울이 되면 죽어버리는), 과일은 다년생 식물(겨울에도 죽지않는)으로 구분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토마토 이외에도 딸기, 수박, 참외가 채소에 해당한다.

위 동요에서 언급된 것처럼 대중적으로 토마토는 케첩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있다. 케첩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숙한 제품인 반면, 식품산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제품은 피자소스, 파스타소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거의 모든 피자의 도우 위에는 토마토소스가 기본 베이스로 활용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피자가게에서 피자 도우 위에 빨간색 무언가를 바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을 열었을 때 파스타 메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토마토를 사용한 파스타일 것이다. 실생활에서는 케첩 이외에는 많이 접할 기회가 없지만, 외식을 할 때는 굉장히 접할 기회가 많다는 점은 매우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그러한 차이가 파스타 시장이 최근 소비자 시장에서 큰 성장을 이루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전통 이태리요리에 빠지지 않는 이 토마토가 활용된 것은 겨우 300년 역사 밖에 되지 않은 점(17세기)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토마토는 콜럼버스 이후 서양 열강의 신대륙 진출과 점령을 통해 얻게된 식품 중 하나이다. 줄리어스 시이저나 미켈란젤로는 토마토를 몰랐으며, 마르코폴로는 토마토 파스타의 맛을 알지 못했다. 미켈란젤로가 토마토를 알았다면 천지창조의 그의 화채가 달라졌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본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그렇다!!  까르보나라보다 봉골레 파스타보다 토마토파스타 소스는 더 최신 파스타인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토마토파스타보다 크림파스타소스와 봉골레 파스타가 더 최신의 요리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우리에게 소개된 파스타의 순서가 토마토파스타에서 시작하여 봉골레 파스타로 연결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경험의 순서에 의해 전통과 신식으로 인간은 구별한다는 점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십년전만 해도 파스타라는 음식은 굉장히 niche market이었고, 특정 여성타겟을 대상으로한 비즈니스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라면의 대체재로서의 가정식, 외식메뉴 중 하나의 고려대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큰 발전을 해왔다. 처음 파스타가 소개될 때부터 토마토 소스가 대부분 소개되었고, 현재도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크림소스, 봉골레 등 이제 우리에게는 몇가지의 옵션이 더 생겼고 이 또한 즐겁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파스타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지식은 성장을 하고 있다. 마치 80년대 경양식에서 함박 스테이크를 즐길 때 학습이 필요했던 것처럼 파스타 또한 그런 과정을 지났고 이제 우리의 생활에 깊숙히 침투한 서양요리이다.

최근 파스타는 가정식으로서 꽤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대기업에서 많은 노력을 이루어 대중화를 이끌었고 많은 고객들이 이탈리아, 미국의 파스타소스 브랜드를 직구 또는 수입대행을 통해 구매할 정도로 성장 속에 있는 분야임은 틀림없다.(물론 대형마트에서도 많은 수입제품을 찾을 수 있다.) 라면 시장은 여전히 크고 확고한 대안음식이고 조리와 취식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라면은 나트륨과 트랜스지방,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태생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파스타는 웰빙,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한 실제로 조리하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다. 본인의 기호에 따라 브로콜리, 베이컨, 버섯 등을 볶아서 추가할 수 있지만, 요리법은 짜X게띠, 비X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파스타 시장이 급속 성장하는 이유는 웰빙에 대한 인식과 함께 고정관념 대비 쉬운 조리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국수를 먹을 때 잔치국수, 막국수, 메밀국수, 칼국수, 수제비, 옹심이, 고기국수 등에 사용되는 면의 종류가 각기 다르듯이 파스타 또한 수많은 종류의 파스타가 존재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스파게티, 마카로니가 친숙하지만 펜네, 페투치니, 라비올리같은 것도 파스타시장이 커진다면 대중적으로 즐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나아가 각 면의 특성에 맞는 파스타소스를 골라 취식하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파스타가 한국인에게 주식과 다름없는 세상이 왔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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