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필자는 여행을 다니면서 한국인의 필수 준비물인 고추장, 라면, 김을 챙겨본 일이 없다. 최대한 현지음식을 먹어보고자 하는 의지도 있지만, 실제로 여행 중 한국음식이 그렇게 당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말이다. 유럽여행 20일 정도 되었을 때 김치찌개가 너무 먹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날의 모든 일정을 김치찌개집을 찾는데 썼고, 결국 오후가 되서야 한 군데를 찾을 수 있었다. 지금이야 구글링으로 3분 안에 찾을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어렵게 찾은 한식당에서 김치찌개 한 그릇을 비운 다음 나는 한국사람임을 몸 속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많은 여행객들이 여행 중에 한국음식의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라면과 고추장을 대동한다. 아침에 또는 저녁에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연인끼리 또는 가족끼리 먹는 라면도 꿀맛이지만 한국에서는 즐길 수 없는 현지 음식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 아닐까? 여행 중인 국가의 음식을 다양하게 먹어보는 기회를 가진다면 그 나라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정말 한국 음식이 생각난다면 매콤한 국물이 들어간 음식이나 밥 종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1. 타이요 라면
우선 타이요 라면의 사장님은 한국분이다. 가격은 저렴하고 반찬은 매콤한 김치가 나온다. 그리고 리필도 가능하다. 그리고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얼큰한 우동인 “씨푸드 우동”을 판매한다. 필자의 입맛에서 나온 결론은 “정말 신선한 해물을 넣은 너구리” 였다. 쫄깃한 오징어와 조개, 새우가 듬뿍 들어간 시원하고 매콤한 국물은 한식에 목말라하던 한국 여행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하와이 여행 중 처가의 형님댁을 모신 적이 있다. 몇 일간의 여행 후 한식이 생각난다고 하셔서 타이요 라면을 찾은 적이 있다. 한그릇 다 먹는 내내 날 쳐다보지 않고 그릇과 대화를 하던 형님을 보면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씨푸드 우동은 면을 우동 또는 라면 중 하나를 택일할 수 있다. 타이요 라면은 푸짐한 양이 굉장히 만족스러운데, 쉬림프 프라이드 라이스는 거의 2인분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오기 때문에 씨푸드 우동과 한 개씩 시켜서 나눠먹는 방식도 좋을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한국말로 주문해도 괜찮다. 사장님 뿐만이 아니라 같이 계신 분들의 대부분이 한국사람이다.

2. 코스트코 & 포케(POKE)
코스트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코스트코와 같은 곳을 잘 활용하는 것도 여행의 한 가지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 중 지속적으로 필요한 소모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행지를 갔을 때 도착하자마자 하는 우선순위는 보통 자동차 렌트, 코스트코 방문, 호텔 체크인 순이다. 남들과 틀린 점이 있다면 그건 첫날 코스트코를 방문하는 것일 것이다. 첫날 방문하면서 여행지에서 지내는 동안 먹고 마실 식량을 미리 확보한다. 코스트코는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가격과 맛에 대해서는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와이 코스트코에서 강하게 추천하는 메뉴는 포케이다. 포케라는 단어가 아마 생소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주 쉽게 표현하자면 살짝 매콤한 참치 회무침이 될 것 같다. 포키는 참치의 일종인 아히(AHI)를 깍뚝썰기하고 양파, 해초, 그리고 각종 야채를 넣고 간장, 고추가루 등을 뿌린 후 버무린 음식이기 때문에 회무침 에 익숙한 한국사람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포케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소유(SHOYU)라는 단어가 있는 포케를 고른다면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포케는 한국 사람의 눈으로 보기엔 술 안주로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와이의 대표적인 맥주인 코나 롱보드, 빅웨이브 같은 라거와도 잘 어울린다. 맥주에 대해 잘 모른다면 우리나라에서 파는 대부분의 국내 맥주가 라거이다. 일반 식당에서도 판매를 하지만 필자는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인 포케를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이 큰 매력인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양질의 포케는 한국음식을 달래고 혀를 즐겁게 하는 또다른 옵션이 될 수 있다.

3. 푸케타이(Phuket Thai)
푸케타이는 현지인에게 꽤 유명한 타이 음식점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이유는 가라아게 형태의 치킨이 아닌 한국식의 바삭한 치킨을 맛볼 수 있다. 겉은 바삭하고 튀김옷은 얇고 레몬향이 향긋하게 나는 치킨은 치맥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위안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칼과 포크가 나오지만 눈치보지 말고 손을 사용해보자. 그릇에 담긴 스위트 칠리 소스에 한 가득 찍어서 먹고 생맥주 한 모금을 먹으면 이미 한국 생각은 머리에 없을 것이다. 자리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면 아마 모든 테이블에는 기본적으로 “타이 크리스피 후라이드 치킨” 한 접시는 모두 올려져 있을 것이다. 팟타이나 파인애플 볶음밥과 같이 맛있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지만 가장 최고는 바로 이 치킨 요리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푸케타이는 하와이 내 타이 푸드 중 최고 레스토랑을 3년 연속 석권한 곳이기도 한다. 여행객들에게는 방문하기 다소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함은 있지만 요리 하나하나가 주는 만족감은 그것을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푸케타이의 음식의 양은 꽤 많은 편이다. 한 접시의 양은 치즈케익 팩토리의 양만큼 푸짐하기 때문에 2명이서 3개를 시킬 필요는 없다. 필자가 통상 주문하는 조합인 후라이드 치킨, 팟타이, 볶음밥이다. 인원수가 4명이라면 커리를 하나 추가하여 먹는다면 모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매운 것이 당기는 사람은 추가로 나오는 절인 고추를 올려서 먹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푸케타이의 메뉴는 대부분 평균이상을 하고, 실패할 확률이 적은 식당이기 때문에 방문을 한다면 배는 든든하게, 맛은 만족하면서 문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한국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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