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얼마전부터 필자는 집밥의 유형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예를들면 평일 저녁 바쁠때는 뜯고 데워서 간편하게 밥과 먹을 수 있는 또는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식사를 선호하며 주말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나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맛집을 방문하는 형태로 말이다.  평일 저녁에는 식사를 준비할 시간이나 반찬을 만들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동안은 사실 식사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식사 걱정이 만사이다.

오히려 저녁이 점을 찍는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럴 때 간단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면 종류가 생각난다. 다만 라면은 나트륨도 있고 붓기가 잘 가라않기 때문에 잘 선택하는 옵션은 아니다. 따라서 국수나 파스타를 고려하게 된다. 국수는 멸치와 다시마와 양파와 같은 야채가 국물을 내기 위해 필요하다. 반면 지난주 미식프로그램을 보다 충동구매하여 당일배송된 파스타 소스만 있으면 최소한 10분안에 저녁을 만들어 와인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파스타 소스만 있다면 거의 대부분의 파스타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그 중 이름은 어렵지만 가장 요리하기 쉬운 파스타는 바질페스토 파스타와 알리올리오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알리올리오는 빼기로 하자. 이유는 조개가 필요하기 떄문이다. 그리고 해감이 필요할 수도 있고, 요리과정 중에 실패할 확률도 있다. 대신 바질페스토 파스타는 끓인 파스타에 바질페스토만 올려주면 그만이다.

바질페스토는 올리브유와 바질, 마늘이 보통 들어가 봉골레와 같은 식감을 제공하지만 바질향이 살아있는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알리올리오와 다른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질페스토는 면만 끓이면 거의 바로 먹을 수 있는 초간단 레시피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 번만 집에서 해본다면 이후에는 야식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메뉴이다. 인지도는 많이 떨어지지만 바질페스토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소스이다. 커피와 한 잔 즐길 수 있는 빵에 토핑으로 올려먹어도 풍미를 향상시켜주며, 샐러드의 드레싱으로도 좋은 활용법이 된다. 한식으로도 흰밥과 함께 섞어 주먹밥을 만들고 구운 베이컨으로 돌돌말아주면 매우 간편하게 베이컨말이김밥을 만들 수 있다.

파스타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안방에서도 쉽게 파스타를 즐길 수 있게되면서, 이제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기본에 충실한 파스타보다는 다양한 재료와 토핑이 사용되는 메뉴로 변모하고 있다.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진 까닭이다. 킹크랩이나 대개가 사용된 해산물토마토파스타부터 와규, 한우등심이 사용된 크림파스타까지 토핑을 통한 프리미엄 위치를 가져가고 있다. 마치 피자 시장의 변화와 비슷한 현상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점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사실 피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우와 토마토라 할 수 있다. 질 좋은 도우와 토마토 그리고 이 두 개의 궁합이 맞다면 그 피자는 굉장한 맛을 지닐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접하는 프랜차이즈 피자는 토핑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계절성을 지닌 한정판 토핑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물론 최근 나폴리도우, 곡물도우 등의 다양한 도우 변화시도와 토마토의 품질 업그레이드가 시도되고 있지만, 피자의 퀄리티를 높였다는 메세지를 전달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파스타와 피자는 한국에서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상당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1990년대부터 폭발적인 확장을 하면서 미국정통피자, 한국식 피자, 이제는 이태리정통피자를 거치고 있고 점점 피자가 차지하던 외식의 크기는 줄어들고 있다. 반면 최근까지 주목받지 못하던 파스타는 마트라는 조력자를 만나 실로 대단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간편성과 웰빙이라는 무기를 지닌 파스타는 이제 이탈리안 정통 레스토랑의 authentic과 집밥의 convenience를 동시에 가지게 된 세상에 몇 없는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파스타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동반 성장이 가능한 식문화 중 하나인 커피가 연계되어 있어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한국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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