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웹툰 <외모지상주의>가 인기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미남형에다가,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정반대의 캐릭터도 등장한다. 그들은 화려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누구보다 착한 본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로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하고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에서도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4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1%가 성형수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모로 인한 차별 때문에 적지 않은 응답자가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모에 집착하는 한국사회에서 성형수술은 일반적으로 행해진다. 이 같은 외모지상주의는 학문과 교양을 쌓는 학교에까지 근접해 있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청소년 건강 형태 온라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중고생의 45.1%는 다이어트를 해봤다고 답했고, 설사약이나 이뇨제 등을 이용한 경우도 18.8%나 됐다. 언론에 보도됐던 내용이다. 한 보건교사는 “정상 체중인 아이들이 매일 보건실에서 체중을 재며 다이어트를 하고 심하게는 폭식증·거식증 같은 섭식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심각성을 꼬집었다. 비슷한 이야기다. 경기도의 한 중등교사가 수업시간에 화장하는 학생에게 화장품을 압수하자, 학부모는 “애가 예뻐지고 싶다는데 왜 단속하시느냐”고 도리어 선생님에게 따졌다.

외모도 하나의 스펙으로 통용되는 요즘이다. 취업성형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면접을 대비해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일도 자기관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모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거식증과 같은 섭식장애를 앓거나, 성형중독, 강박증, 신체변형 장애가 일어난다. 또한, 성형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중 양악수술은 위험성이 큰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나와 같은 대학생을 비롯해 상당수 청소년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많은 현대인들이 외모로 인해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면서, 외모지상주의 풍토가 심해진 것이다. 이 같은 외모지상주의 사회를 극복할 대책은 없을까.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 대학 특강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 자신이 즐거운 것을 망각하고 남을 위해서만 살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회복하라는 의미이다. 스스로 실존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