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안용갑의 와인이야기] 알코올 발효는 포도를 술로 변화시키는 과정이지만, 진정한 와인으로서 특성을 갖추려면 각 와인은 또 다른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의 향을 그대로 이전시켜 아로마을 얻어야 하고, 레드 와인은 껍질이나 씨에서 적절한 향미를 얻어야 와인이 되는 것이다.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의 주스로 만든다. 보통 책이나 잡지에 화이트 와인은 포도를 으깨서 씨와 껍질을 분리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말은 포도를 으깨어 주스를 짠다는 말이다. 이 주스를 발효시키면 화이트 와인이 된다. 이렇게 주스만 발효하면 색깔이 없고, 씨나 껍질에서 떪은맛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을 갖게 된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의 향을 그대로 와인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발효 온도를 20℃ 이하로 낮추어 향의 손실을 방지해야 고금품을 얻을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은 알코올 농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미묘한 향과 신선한 맛을 가진 것이 좋다

레드 와인은 붉은 포도를 따서 으깬 상태 그대로 발효시킨다. 그러면 발효가 진행 되면서 알코올이 생성되면 씨와 껍질에서 쓴맛과 떫은맛이 우러나오고 껍질에서 색소가 우러나온다. 즉 포도에서 필요한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발효 온도를 25~30℃ 정도로 올려서 많은 성분을 추출시켜야 한다. 레드 와인이 육류와 잘 어울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떫은맛이 육류의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주기 때문이다. 바로 마실 가벼운 와인은 추출을 가볍게 하고, 오래두면서 숙성된 맛을 즐기려면 추출을 많이 해야 한다. 떫고 쓴맛을 주는 타닌을 비롯한 폴리페놀 함량이 많을수록 산화가 방지되어 와인의 수명이 길어지며, 그것을 마시면 우리 몸도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