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재우 청춘칼럼] 살다보면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해 회의감을 품을때가 있다. 여태껏 한 것을 계속 이어나갈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직감적으로 본인이 틀렸음을 알아차리지만, 그동안의 매몰 비용이 아까운 나머지(혹은 단순히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어서)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장난감 블록을 가지고 놀다가 원하는 모양이 나오지 않으면 지금까지 조립한 것을 과감히 부숴 버리고 다시 시작한다. 잘못 조립한 블록에 이것저것 더 붙여봤자 더욱 거대한 실패작만 될 뿐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때로는 처음부터 새롭게 접근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이다. 막다른 길을 돌아가지 않고 뚫고 지나가려는 건 뚝심이나 근성이 아니라 바보짓이다.

똑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는 자기 실수를 인정하는데 왜 이리 인색할까? 아마도 ‘자존심’이라는 감정 때문일 것이다. 순수한 아이들은 자존심에 대한 개념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계획에 오류가 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처음부터 새롭게 접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이들은 실패에 대한 인정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의 결과를 위한 과정을 선택하는 데만 집중한다. 반면 우리는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의 희생을 감수 해야한다. 남들이 자기의 잘못을 탓할까, 지레 겁을 먹고 과감하게 결단하지 못한다. 타인의 눈에 얼마나 보기 좋은가, 문제는 없는가에만 신경 쓴다.

20대 대학생의 삶이란 마치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것과 같다. 어떤 모양으로 완성이 될 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블록 장난감엔 적어도 틀을 잡아 주는 설계도가 있지만 우리에겐 미래를 알려 주는 어떤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매일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갈구한다. 정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때론 지치고 방황한다.

필자 역시 좌절의 밑바닥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기 힘든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의 길을 성큼성큼 걸어가는 듯 싶었다. 모두가 자신의 목표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홀로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내 전신을 삼켰다. 내면엔 음지에 기생하는 축축한 버섯처럼, 완벽을 바라보는 강박증이 나를 무기력하게 했다.

고백하건데 난 그동안 지독하게 외롭고 괴로웠다. 수없이 넘어지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는 분명히 배웠다. 결승점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는 사람은 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삶은 완성본이 없는 상태로 조립해 나가는 블록 같다. 정말 멋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던 사람들 중에 자신이 그릇된 길로 빠졌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후진하지 못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나는 멈춰 있던게 아니었다. 그동안 수많은 자아부정을 거치며 스스로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느라 헤맸던 것이다. 물론 아직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매일 치열하게 최적의 모습을 찾아 나가고 있다. 끝없는 절망과 방황으로 괴로워하는 우리청춘들에게 한 가지 말해 주고 싶다.

당신들과 함께 길을 걸어가는 청춘으로서 작지만 진심어린 응원을 당신들에게 보낸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과 땀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넘어지고 멍들기도 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