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경식품박람회

[미디어파인=류시두의 식용곤충 이야기] 지난 3월, 동경에서 식품박람회(FOODEX JAPAN)가 열렸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식품 박람회 중 하나이며, 아시아에서는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국가 단위로 관을 구성하는데 한국관에서는 김이나 김치 등 해외에서 인기가 좋은 식품을 선보였다. 그 중 한국관의 한켠에서 세계 식품업계의 이목을 끈 것은 곤충 식품이었다. 곤충 원료과 과자, 소면과 건강식품 등 다양하게 상품화되어 있는 식용 곤충이 세계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한국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식용으로써의 곤충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 곤충을 식품으로 인정하는 법/제도가 마련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여타 국가에 비해 한국의 식용 곤충 산업은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곤충이 식량 자원으로써 지닌 효율성과 환경적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시작되고비즈니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의 단백질원에 대한 대안으로써, 투자 가치도 조망되고 있다. 사실대안 단백질에 대한 투자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임파서블푸즈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 사다. 빌게이츠와 구글벤처스 등이 투자한 이 회사는 식물성으로만 만드는, 이른바 가짜 고기(fake meat)를 만드는 회사이다. 콩고기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법 하나, 이 회사가 만드는 가짜 고기는 진짜 고기와 구분이 힘들 정도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누적 투자금액이 1억 8천2백만달러로 한화로는 2천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비욘드 미트(Beyond Meat)사라던가 인공 달걀을 개발하는 햄프턴 크릭 푸즈(Hampton Creek Foods) 등의 회사들도 빌게이츠, 리커싱, 피터 틸 등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대안 단백질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앞으로 예견되는 단백질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70억명을 넘어섰는데 90억명에 이르는 시기가 되면, 식량이 부족 할수 있는 것이다. 특히 농작물과 달리 단백질원은 식량 자원으로써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경파괴가 심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 엑소바

곤충 역시 큰 틀에서는 대안 단백질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농업식량기구(UNFAO)에서도 이런 점에 주목해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꼽았다. 식용곤충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엑소(exo)사다. 귀뚜라미를 이용해 에너지바를 만드는 이 회사는 현재까지 560만불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슈퍼마켓 체인인 Wegman과 크로스핏 체인 등에서 판매되고있다. 엑소사에 400만불을 벤처케피탈 Accel Foods의 파트너인 Lauren Jupiter는 “에너지바나 파우더, 단백질 원료 등의 포 터블 프로틴 시장은 세계적으로 550억 달러(약 55조원)에 달하며, 동물용 사료와 반려동물 간식, 기능 성 식품 등을 포함하면 3710억달러(371조원)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곤충 농장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지는데, 단순히 식용으로써 뿐만 아니라, 사료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의 엔토모 팜(Entomo Farm)은 어분 사료를 만들어내는데 가격 효율성을 위해 농장의 대부분이 자동화가 되어 있다. 모듈화에 성공하기도 한 이 농장은 세네갈이나 벨기에 등에서도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20만 유로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 엔토모팜

사실 현재는 가장 풍족한 시대로 일컬어 진다. 실제로 지구상에는 인류가 먹고 남을 양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앞으로 다가올 공급 부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위기를 조장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왜 먹는 것이 부족한지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류 전체가 먹을 식량이 있는 지금에도, 지구상 어딘가에는 굶주리는 이들이 있다. 단순히 생산량이 충족된다고 해서 모든 이들에게 적절히 분배되지 않는다. 앞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인구가 급성장하게 되면 식량, 특히 단백질원의 공급이 부족해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절대적인 공급량이 부족해지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계층의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량 위기의 관점외에도 한국의 식용곤충 산업은 다른 국가들보다 산업화와 연구가 앞서 나가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발 앞서 준비한다면 농식품 분야의 떠오르는 블루 오션을 선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는 4월에는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되는 곤충식품 페스티벌 및 심포지엄과 같이 곤충 식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경제학 졸업
카이스트 정보경영 석사 졸업
(사)한국곤층산업협회 부회장(학술위원장)
현) 이더블 주식회사 대표이사

저서 : 식용곤충 국내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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