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신수식의 세상읽기] 적폐와 비정상,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등의 결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국론은 분열되었으며 사회는 혼란하고 경기불황은 더 심해지는 작금의 대한민국은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작금의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는 이러한 내부로부터 야기된 위기뿐만이 아니며 몇 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세계경제위기, 남북대결에 의한 안보위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에 의한 남방3국과 북방3국 간 신(新)냉전국제정세가 외부로부터 엄습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결정된 조기대선국면은 국가와 국민은 없고 오직 대통령권력을 위한 당리당략에 빠져 있는 한국대선국면이 한심스럽다. 이번 2017년 5월 9일에 있을 조기대선은 작금의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제(諸)문제들을 해결하는 정치적 계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적폐를 청산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시켜서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서 생존과 번영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범국민통합정부가 그 답이다. 이번 조기대선을 통해 지금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도 호남과 영남이라는 지역도 청년과 노년이라는 세대도 그리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정당도 다 녹여낼 수 있는 과도기적 범국민통합정부를 만드는데 각 정당과 정파가 국민들과 역사 앞에 약속을 하고 그 어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국민이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요구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범국민통합정부구성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미국을 특징짓는 것은 국민통합으로 지속적인 서부진출,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전, 외국이민의 대량 유입, 그리고 세계적인 강대국으로의 부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19세기와 20세기 전반기 민족국가들로 대립된 유럽이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 화해와 통합을 향해 나아가는 현상을 지칭하는 개념이 통합, 즉 유럽통합이다. 일반적으로 유럽통합기구는 초국가적(supranational) 성격을 지닌 통합체만을 가리키며 정부간 협력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유럽통합이라는 초국가주의는 참여 국가들의 주권의 일부를 그 국가 규모나 위상과 관계없이 평등하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민족국가보다 상위에 위치한 통합체에 이양하는 유럽통합의 특징을 가리킨다. 초국가성을 지닌 유럽통합은 국제관계의 역사에서 하나의 혁명이었던 것이다.

오랜 민족적 전통을 간직했던 유럽 국가들이 왜 스스로 주권의 일부를 초국가적 기구에 이양하면서 유럽통합에 나섰는지에 대해서는 첫째는 전쟁방지라는 안보적 목적, 둘째는 동서냉전체제상황에서 동서의 중재자로서 제3세력 자리매김이라는 정치적 목적, 셋째, 경제통합으로 경제발전이라는 경제적 목적이었다.

유럽통합은 이와 같은 정치 · 안보, 그리고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의 조건을 조성함으로써 유럽에서 자본주의진영이 냉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크게 기여했고 더 나아가 냉전종식 이후 신(新)유럽질서가 평화적으로 정착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를 초월한 유럽도 통합을 하였는데 분열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는 일에 우리가 범국민통합정부를 과도기적으로 구성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작금의 국가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모두가 나서는 것은 국민으로서 책무이고 또 사명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19대 대선에 참여하는 모든 대선후보들에게 엄숙하게 경고하고자 한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 모든 정당과 대선후보들은 범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는데 국민과 역사 앞에 약속하고 당장 실행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필자는 대선후보들에게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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