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기둥을 올렸다고 고혈압 환자가 되나요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7.04.13l수정2017.04.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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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난 호에 이어 혈압과 혈압계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수은을 이용해 혈압을 재는 방법을 처음 시도한 이는 러시아 군의관 코르트코프임을 지난 호에 얘기했다. 비중이 높은 수은 기둥을 혈액의 압력으로 올리고 그 높, 낮이를 재는 방식이다.

혈압을 잴 때 우선은 팔뚝 위쪽의 동맥을 압박대를 감아 압박하는 일이다. 혈관을 좁혀 일시적으로 피의 흐름을 막고 잠시 후 압박을 풀면 혈관이 열리고 혈액은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흐르며 혈관 안에서 소용돌이를 친다. 이때 혈관 벽에 혈액이 퉁퉁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데 이를 코르트코프음이라 한다.

수동으로 혈압을 잴 때 의사가 청진기를 압박대 속에 넣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의사는 집중하여 이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최초 소리(소용돌이치는 혈액이 혈관 벽을 때리는)가 들린 시점을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라 하고 소리가 멈춘 시점을 최저 혈압인 이완기 혈압이라 한다.

의사는 소리가 들린 시점과 멈춘 시점의 눈금을 기록하여 고혈압, 저혈압의 판정을 나름대로 내리는 것이다. 당연히 전자식 혈압계는 압박대에 내장된 마이크가 코로트코프음을 읽어낸다. 원래 혈압이 센 사람은 소리도 클 것이고 반대로 혈압이 낮은 사람은 소리도 작다.

비만인은 야윈 이에 비해 세게 혈관을 압박해야 하니 당연히 혈압은 높게 나올 것이다. 압박대를 종아리나 허리에 감는다고 측정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신체 부위별 혈압이 모두 다르므로 엄밀히 따지면 온몸 부위를 모두 재야 맞다. 현행 우리는 이런 방법에 의해 고혈압 판정을 받고 평생 약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평생 약을 먹게 하는 고혈압 판정의 전부다. 대체 이게 뭔가. 수은 기둥을 올리고 내렸다고 환자가 되니 좀 허무하지 않은가. 사람을 만나 건강 관련 대화를 하다 보면 혈압약을 먹노라 실토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참 많다.

필자의 장인, 장모를 비롯한 두 남동생 역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돌아가신 필자의 모친 또한 혈압약을 꼬박꼬박 챙겨 드셨다. 물론 필자는 먹지 않으며, 앞으로도 먹지 않을 것이다. 혈압이 높아지면 위험하다고 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겁 때문에 사실 혈압약을 먹는 것이다.

휴전선을 지키는 초병처럼 혈압약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안전하게 담보하고 있기나 한 건가. 높아진 혈압으로 인한 위험을 약을 먹음으로써 33%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말 속에 커다란 모순이 있다.

고혈압 환자 100명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할 확률이 있는 3명 중 1명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33%라 하지 않고 1%라 해야 맞지 않는가. 혈압약을 먹음으로 과거보다 중풍 등의 심혈관계 손상을 많이 줄였노라 의사나 제약업계는 말하기도 한다.

그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중풍, 소위 풍 맞은 사람이 줄어든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자. 혈관 역시 평활근이라고 하는 근육의 일종이다. 영양 상태가 좋아짐으로 혈액의 흐름을 버티는 혈관 역시 강해진 것이다. 또 하나는 옛날보다 노동의 강도나 빈도가 현저히 줄었다. 부실한 혈관을 지닌 채 순간적으로 힘쓰는 일을 많이 했던 예전에 비해 혈관 파손의 조건이 많이 완화된 것이다.

혈압약이 혈행을 느리게 하므로 혈관이 파손될 가능성은 확실히 적어졌다. 그러나 혈전 등으로 막힌 혈관을 혈액의 흐름을 빠르게 해 뚫어내는 힘이 약해졌으므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발생 빈도는 훨씬 높아졌다. 우리 몸은 한 군데를 누르면 반드시 다른 곳이 튀어 오르거나 터지는 구조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은 평상시 관리로 얼마든지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 상황이라 자신한다. 독자 제위께서 정말 약에 의존하지 않고 백세시대를 맞이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필자는 다시 한 번 가져 본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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