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2017 대선후보 토론회 캡처화면

[미디어파인=김국진의 ‘파워 오브 네이처’] 이제 19대 대선이 몇 주 남지 않았다. TV토론을 통해 각 당 후보들을 보면 강호의 무림 고수들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듯 치열한 모습이다.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 좋을까?

韓非子(한비자) 解老篇(해로편)에 ‘치대국 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그만 생선을 삶는 데 수저 같은 것으로 너무 휘저으면 생선이 뭉개지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政事(정사)를 번거롭게 하지 말고 자연의 순리에 맡기라는 말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너무 극단적이거나 과격한 주장을 펼치는 후보는 일단 제외하고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을 순리(順理)에 따라 대처할만한 후보를 뽑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국가지도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요리사가 재료를 다스리는 것이나 의사가 병을 다스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어떻게 다스리는 것이 바람직한 지는 ‘다스린다’는 의미의 ‘치(治)’라는 글자 속에 답이 있다.

치(治)는 물(水)과 태(台)를 합친 글자다. 태(台)는 ‘별’이라는 뜻도 있지만, 쟁기로 땅을 갈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기뻐하다’라는 뜻도 된다. 즉, 물길을 열어서 물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약산약초교육원 전창선 원장(튼튼마디한의원 설립자)이 쓴 의서 ‘비수론(肥瘦論)’에는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의 원리가 병을 다스리는 치병(治病)의 원리와 다르지 않음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중국 역사에서 태평성대의 시기로 꼽히는 요순(堯舜)시대에는 황하 유역의 가뭄과 홍수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고통 받는 백성들을 염려한 요 임금은 곤(鯀)이라는 사람을 치수 책임자로 임명하여 홍수를 막도록 명령을 내렸다. 곤은 9년간 제방을 쌓는 방식으로 치수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해 귀양 가서 죽게 되었다.

요 임금 다음으로 왕이 된 순(舜)임금은 곤의 아들 우(禹)를 새로운 치수 책임자로 임명했다. 우는 아버지 곤의 실패를 교훈삼아 전국의 하천과 지형을 직접 답사하고 새로운 치수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제방을 쌓는 것과 더불어 하천의 흐름을 소통시켜 주는 것이었다. 우는 치수에 성공한 공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순 임금으로부터 왕위를 계승하여 하(夏)나라를 개국하게 된다.

우가 치수에 고민할 때 문명이 발달해 있던 고조선의 왕자 부루(扶婁)가 도움을 줬다는 설도 있다.

‘비수론’ 저자 전창선 원장은 “곤의 치수는 역수(逆水)의 방법이고, 우의 치수는 순수(順水)의 방법”이라며 병을 고칠 때에도 순수의 원리에 따라 “몸의 기혈(氣血)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의공(醫工)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북핵 문제만 하더라도 사드나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제방으로 홍수를 막으려는 역수(逆水)의 방책이다. 물론 홍수를 막으려면 제방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길을 흘려보내는 순수(順水)의 방책 또한 함께 강구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제방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는 물길을 흘려보내는 우왕의 치수법을 구사할만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할 텐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김국진 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김국진 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자연건강칼럼니스트
전 중앙일보동경특파원
전 중앙일보 포브스코리아편집장
(현)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저서 : '마음의 엔진에 불을 붙여라(번역)'
      '이렇게 시작하여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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