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감을 주는 음식으로 공복감을 없애야 한다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7.04.24l수정2017.04.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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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약 200년 전 캐나다의 한 상점에서 28세 남자가 1미터 거리에서 쏜 총에 맞았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와 횡경막은 찢어졌으며 위를 관통한 구멍이 얼마나 컸던지 복부의 구멍으로 음식물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생존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생 마르탱은 보몬트라는 의사의 극진한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보몬트라는 의사는 뛰어난 의술만큼 이나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왕성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자신이 돌보던 환자의 옆구리 구멍을 통하여 위장의 움직임을 관찰해 볼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생 마르탱은 새 살이 돋아나기는 했지만 옆구리와 위에 뚫린 구멍이 완전히 메워지지 않은 채 평생을 살았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그 의사가 생 마르탱의 옆구리 구멍을 들여다보며 관찰한 세월은 무려 8년이다.

관찰자와 관찰대상인 이 두 사람의 황당한 연구를 통하여 우리는 음식물의 소화와 대사에 대해 몇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별한 연구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한 보몬트가 실험용 인간에게 최초로 행한 실험은 엉뚱하기 그지없다. 낮 12시가 되자 보몬트는 명주실에 각종 음식, 즉 쇠고기 나 양배추, 빵조각 등을 매달아 환자에게 밥을 주었다.

생 마르텡의 위에 뚫린 구멍에 실에 매단 음식을 집어넣는 방법으로 말이다. 실의 한쪽은 마르텡의 몸 일부분에 견고하게 묶어 놓았다. 나중에 줄을 당겨 위액 속에 담겨져 연동운동으로 부대껴진 음식물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의사가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음식물이 들어있지 않은 위는 위벽의 주름이 서로 겹쳐진 채 조용한 카페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에 매단 고깃점을 투입하고 흥미롭게 위를 관찰한 의사는 다음과 같이 그 느낌을 적는다. “쉬고 있던 위가 느린 반응을 보인다. 주름이 부드럽게 고깃점을 감싸기 시작한 것이다.

위벽에 음식이 닿자 흥분한 위는 밝은 빛과 함께 매끄럽고 윤이 나는 미세한 반점을 무수히 나타낸다. 이윽고 반점의 꼭지에서 투명한 점액질이 폭발하듯 흘러나와 위벽 전체를 덮었다.” 역사상 최초로 인간의 소화 작용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의사의 표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보몬트는 8년간의 간헐적 실험을 통해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해 내는데 성공했다. 첫 번째 결론은 음식은 부드러울수록 더 빠르고 완전하게 소화된다는 점이다. 반면 익히지 않은 감자는 위속에서 소화되지 않은 채 오래 남았다.

가루로 만들어진 식품에 비해 소화액의 작용에 굴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보몬트는 동일한 원리가 고기에도 적용됨을 알아냈다. 고기 역시 부드럽고 작게 조각났을 때 신속하게 분해되었다. 가공이 되어 표면적이 증가될수록 우리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생감자 조각은 위액에 노출되었을 때 완전한 저항성을 나타내었기 때문에 소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많은 다이어트들이 명심해야 할 귀중한 교훈이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다이어트 최대의 적인 공복감을 우리들이 저항이 심한 음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화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됨으로써 지방을 저장하는 인슐린의 사용빈도를 낮추고 포만감을 지속 할 수 있으므로 가공이 안 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성공요건이라 할 수 있다.

마치 기계조각 다루듯이 말도 안되는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측은한 마루타 인간은 밭에 나가 일을 했다고 한다. 자신을 살려준 대가로 평생을 의사의 실험 대상이자 잡역부로 살아야 했던 생 마르텡은 85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죽고 난 후에도 연구용등으로 그의 위를 원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실험대상이 되어 평생을 학대받은 억울함에 분개한 가족들이 그의 위를 내줄리 만무했다. 유족들은 일부러 그의 시신을 며칠간 방치해 부패 시킨 후 이례적으로 땅속 깊숙이 그를 묻어 버렸다. 인생의 우여곡절에 비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수한 셈이지만 죽어서도 그의 삶은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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