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필자는 강의 중에 윗몸 일으키기 시범을 직접 보이곤 한다. 바닥에 까는 작은 매트를 총처럼 메고 다니는 이유다. 시범을 보이기 전에 나의 잇몸을 잡으며 “잇몸 일으키기가 아니고 윗몸 일으키기입니다.”라고 썰렁한 농담을 하곤 한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기초대사량은 코어 머슬, 일명 중심근육을 세우고 똑바로 앉아있는 상태에서 쓰는 에너지를 기준으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중심 근육들이 복직근, 복횡근, 내외복사근 등으로 대표되는 복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복근은 몸의 기둥과 같은 척추를 보호하고 중심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윗몸 일으키기로 대표되는 복근운동은 식스팩 이라는 미적 로망과 더불어 기능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운동이다. 동시에 잘못된 방법의 운동 중 가장 대표적 운동이 바로 윗몸 일으키기이다.

대입 학력고사의 일환으로 체력장을 경험해 본 이들은 이 운동에 대한 고통스런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친구에게 발목을 잡힌채 괴로운 듯이 뒷목을 감싸고 방아 찧듯 분당 40~60회를 미친 듯이 해대던 기억 말이다. 이내 지쳐 뱃심이 떨어지면 방금 전의 경쾌함은 사라지고 영상을 저속으로 돌리듯이 동작이 완만해진다. 안간힘을 써서 하나라도 더 해내야 지옥같은 입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념의 운동이 바로 대한민국 사람들의 윗몸 일으키기이다.

그 다음날 찢어지듯이 아팠던 복부의 통증과 널판지 위에서 구름을 보며 누웠다일어나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하다. 어렸을 때는 숫자만을 올리기 위해, 이제는 허리 숫자를 줄이기 위해 이 운동을 하기도 한다. 술에 찌든 똥배의 중년이 와이프의 잔소리에 지쳐 장롱 틈에 발등을 밀어넣고 속절없이 해보는 운동이기도 하다.

배를 잡아넣을 욕심에 격하게 하다 보면 엉뚱하게 발등이 까지기도 한다. 발을 고정시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젖다보니 발등을 밀어 넣을 공간이 없거나 잡아줄 사람이 없으면 아예 엄두조차 못내는 운동이 되어 버렸다. 복근을 키운다는 것은 척추를 강화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그런데 기존의 방법은 발끝에 힘을 주고 허리의 힘으로 무리하게 상체를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보니 오히려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한 바닥에서 상체를 일으켜 양 팔꿈치를 무릎에 댄 후 다시 눕는 방식인데 이것은 신체의 회전축이 크므로 시간이 걸리고 힘이 분산되며 동시에 복부의 집중률이 떨어지는 아주 잘못된 방법이다.

복근은 수축과 이완의 가동범위가 짧다는 특성이 있으므로 움직임의 가동범위가 클 경우 운동효과가 감소하게 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횟수를 늘리느니 제대로 된 집중으로 적은 횟수의 운동을 하는 편이 오히려 효과가 높다. 복부를 단련시키기 위해서는 오로지 복부에만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므로 절대로 발을 고정시키면 안 된다.

여러 가지 동작이 많지만 오늘은 발을 고정시키지 않고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반듯이 천정을 보고 누워 양 무릎을 세운 후 왼쪽발의 복숭아뼈 부위를 오른쪽 무릎위에 얹듯이 포갠다. 두 손을 깍지 껴서 목 뒤로 가져간 후 상체를 들어 오른팔 팔꿈치를 왼쪽 무릎부위에 대는 것이 한번이다. 이 동작을 열 번 정도 한 후 다시 반대 동작으로 열 번을 하면 20개의 윗몸 일으키기 동작이 끝나는 것이다.

마무리는 역시 천정을 보고 누워 양 무릎을 세운 후 합장한 두 손을 상체를 일으키며 다리 사이로 밀어 넣는 동작이다. 이 때 시선은 배꼽의 아래쪽을 보도록 한다. 이와 같은 3가지 동작을 10번씩 30회를 하거나 20번씩 60회를 한다 해도 걸리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하다. 회복이 빠른 복근의 특성상 허리상태가 양호하다면 집중하여 적은 횟수를 매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정말 시간이 없을까.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단 증거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는 말을 건강관리를 해야 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라는 의미로만 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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