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한 버스, 과연 원하는 곳으로 갈까?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7.06.08l수정2017.06.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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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부모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강아지는 왜 짖어요? 부터 바닷속에 고기가 몇 마리 있나 묻기도 한다. 대답을 하려 애쓰지만, 매번 답하기 쉽지 않다.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은 끝이 없고 피곤함에 지친 부모들은 졸면서 꿈속처럼 대답하기도한다. 어릴 적은 염려거리보다 호기심이 많고 나이가 들면 호기심은 줄고 염려거리는 늘어난다.

할 일보다 생각할 일이 많은 시기를 지나면 생각은 접고 우선 할 일이 산적한 시기가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각하기 급급하다. 본인의 생각을 접고 살 수 있는 것은 주위에 숱하게 많은 전문가 덕분이다. 이들이 연구하여 닦아놓은 길을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시행 착오 없이 제대로 살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매번 당면한 사안을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하기엔 시간도, 정보력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부턴가 전문가의 의견을 그냥 듣거나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 여기고 살아왔다. 그러나 인터넷 등 싸구려 정보가 넘치는 현실에서 옥석 가리기를 하듯 바르고 질 높은 정보만을 골라 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임승차한 버스가 원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예는 숱하게 많다. 또 하나의 결정적 문제는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이 자신이 습득한 정보를 그냥 주려 하지 않는 데 있다. 이들이 가진 두 가지 목적은 상업적 이익과 비뚤어진 명예욕인데 가장 쉬운 공략 대상은 고급 정보의 접근이 어려운 정보 소외 계층이다.

대부분 사람이 사회적 명성과 윤택한 삶을 지향하며 필자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향하는 목적이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방식이나 접근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 음식 등 건강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자들의 대중영합주의와 경거망동은 정말 경계해야 한다.

포풀리즘에 젖은 정치나 의료는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대표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T.V에 나온 한의사의 예를 들어보자. 배가 나오는 것을 나잇살로 규정하고 골반교정으로 허리 사이즈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좌, 우 골반의 높낮이와 돌출 부분을 찾아내더니 즉석에서 서혜부 근처의 인대를 만져 허리둘레를 줄이는 모습을 시연한다.

시술 전, 후의 허리 사이즈가 달라졌음에 방청객과 시청자들 사이에서 감탄이 터져 나온다. 골반이 틀어지면 냉, 대하, 자궁 근종, 질염 등 각종 여성 질환이 동반된다는 설명이 뒤를 잇는다. 골반 교정이 방청객 및 많은 시청자에게 만병통치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옆에서 믿고 따르듯 환호하니 옆 사람에게 질세라 모두 손뼉을 쳐 댄다. 집단 최면에서 벗어나 조금 영리하게 생각해 보자. 허리 몇 번 만졌다고 골반이 제 자리를 잡고 그 안으로 장기가 제대로 안착하는 것이 상식으로 가능한 일인가.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변형되어 일종의 적합성을 지니고 안정화된 골반의 위치가 그렇게 쉽게 달라질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평상시 작은 동작이나 행위에도 골반과 장기의 위치에 신경 쓰며 평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평소에 건드릴 일 없는 인대를 주물러 댔으니 초래된 긴장이 일시적으로 근육을 경직시킨 것에 불과하다. 일장춘몽이며, 한의사의 이름을 잠깐 알린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뿐이다. 오리 궁둥이가 되기도 하고 골반이 틀어지기도 하며 안짱다리가 되기도 한다. 앞서든, 뒷서든 걷고 있는 인간들을 보라. 대부분 불안정하다.

오래 산 고목은 가지 중간마다 큰 혹을 달고 살아간다. 절해고도의 노송은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젖혀진 채 수 백 년을 살아간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 정말 조심할 일은 한 편의 논문도 없이 근거 없는 건강법을 들고 나오는 pyramid ologist(사이비 지식인)와 그들의 주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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