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근육의 중요성이다. 근육을 키우거나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관건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생활을 보면 근육이 생성, 유지되기 보다는 소실되는 쪽에 더욱 적합해 보인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물속에서 움켜쥔 모래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듯 없어진다.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한 사용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할 경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근육은 소멸된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비행사로서 우주여행의 기회를 가졌던 이소연씨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인체 대부분의 뼈에 접속되어 있는 골격근은 직립자세를 유지하거나 신체를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는 중력에 대항하여 작용할 근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결국 무중력상태에 장기간 노출된 우주인들은 활동의 제한, 즉 비 활동성으로 인하여 근육과 근력의 손실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몸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이소연씨는 우주정거장에서 11일간 체류하고 지구로 귀환한 후 골밀도 저하와 근력 손실에 따른 허리 통증 등의 이유로 공식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우주를 유영하던, 지구 위에서 뒹굴던 제한적인 신체의 움직임은 골격근 질량의 감소로 직결된다. 우주여행을 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우주정거장에서 머물다 귀환한 승무원처럼 되는 것이다. 인간은 부단히 움직여야 겨우 건강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고단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비만의 늪에 우리를 빠져들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우리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 상반되는 주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진다. 마치 내 몸에게 덜 움직이고 많이 먹을 것을 명령하듯 말이다.

먹을 것이 궁핍하던 시절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최대한의 열량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을 것이다. 정말 두려운 일이다. 몸을 덜 움직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하도록 요구하면서 열량밀도가 높은 음식을 최대한 많이 섭취하게 하는 것이 우리 몸의 정상적 적응반응이라니 말이다. 결국 자가용을 이용하여 온 가족이 유명 족발집을 찾아가는 행위는 GPS에 입력된 정보로 길을 찾아가듯 내 유전자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된다.

살을 빼고 싶다는 나의 의지와 정반대의 명령을 나의 몸이 내게 내리는 것이 비만해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이것은 인간이 몸을 고단할 정도로 움직여 얻은 음식이 투자 대비 열량에 훨씬 못 미치던 시절에 통용되던 원칙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화를 통해 다듬어진 우리의 몸이 현재 우리가 만들어 살고 있는 환경과 불일치한다. 결핍에 적합하게 태어난 몸이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비만해소가 우리에게 주어진 쉽지 않은 과제임을 확실히 인식할 때다. 그 과제를 풀기 위한 중심에 유용한 음식의 소식 습관과 근육을 키우거나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의 에너지 손실이 훨씬 크다. 경차에 싣고 갈 수 있는 작은 짐을 25톤 대형트럭으로 옮긴다고 생각해 보라. 트럭으로 운반했을 때 기름 사용이 훨씬 많듯이 근육이 잘 발달된 사람은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훨씬 에너지 사용률이 높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근육량이 적은 사람에 비해 쉽게 살이 찌지 않는 이러한 몸을 우리는 기초대사량이 크다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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