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추종숙 청춘칼럼]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 차이와 사회적 성으로 나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 성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생물학적 탈을 쓰고 사회적인 인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고정 이미지와 남성에 대한 고정 이미지가 생겨났다. 이는 성 역할의 이데올로기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광고에서 남성은 권위적이고, 가정과 사회에서 성공한 존재로 나타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에게 복종하거나 외적인 미를 나타낼 때, 성적인 대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사회가 성불평등을 조장하는 사회적 제도와 불평등한 관념을 통해 왜곡된 여성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화장품이나 의류 광고에서 여성들의 자유와 개성을 묘사해 독립적인 여성상을 만들어 그동안의 여성의 이미지를 타파하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줌으로서 광고계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성적 이미지를 강조하거나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라는 프레임을 씌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여성이 기존의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겨주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남성의 광고는 최근 가전제품 광고에 등장하면서 남성을 감성적이며, 가정적인 인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여성을 위해 밥을 짓는 광고, 육아에서의 아빠의 역할을 강조하는 광고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남성이 가지고 있던 가부장적인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지수를 낮추게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46개의 광고를 대상으로 남녀 고정관념지수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고정관념지수가 여성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광고를 통해 ‘설명되지 않는 차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과 역할이 다르다고 인식하게 되며, 지금껏 우리가 그렇게 배워왔듯 아이들도 많은 광고를 통해 남성은 남성다움과 높은 지위를, 여성은 여성다움과 남성 의존적인 낮은 지위를 은연중에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광고는 짧은 시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고정관념에 의존하기 쉽다. 강력한 메시지만큼이나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에 올바른 광고를 통해 양성평등에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평등한 방송광고문화를 위해서는 광고 제작자와 광고 소비자의 페미니즘 의식을 배양해야하고, 이에 따라 법적, 제도적 장치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는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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