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스페인을 여행하게 되면 식사 시간에 음료로서 상그리아가 나온다. 적포도주를 기반으로 만들어서 색이 붉은색으로 매력적이다. 와인이라 하기에는 5% 부족하고 음료라 하기에는 5% 넘친다. 아무튼 먹어보면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한번쯤 만들어서 먹어보게 된다.

상그리아(sangría)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음료의 일종이다. 스페인식 상그리아는 적포도주로 만드는게 기본이지만 포르투갈에서는 더 산뜻한 백포도주나 스파클링 와인을 사용하는 제조법도 유행한다. 만드는 방법은 적포도주에 잘게 썬 과일(오렌지, 레몬, 사과, 청포도 등)과 감미료를 넣어서 만든다. 용기에 과일을 담고 와인과 탄산수(사이다 등)를 3~4 : 1의 비율로 섞는다. 각자의 기호에 따라서 설탕 등을 넣고 일정기간(하루정도) 숙성 후 얼음을 넣어서 먹는다. 

이베리아 반도의 음료인 상그리아의 기원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게 없다. ‘SAGE Encyclopedia of Alcohol’에 따르면 상그리아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와 영국에서 이전부터 유사한 것이 대중적으로 존재했었다고 한다. 상그리아보다 이전 음료로 뜨겁거나 차갑게 먹었던 ‘Sangaree’는 서인도 제도의 케리비안에서 기원했고 아메리카에 유입되어서 아메리카 식민시기 초기부터 일반적인 것이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20세기 초에 사라졌다. 그리고 1940년대 후반 히스페닉 아메리칸과 스페인 레스토랑을 통해 미국에 얼음섞은 음료로서 상그리아가 다시 도입되었고 1964년 뉴욕의 만국박람회가 개최되면서 널리 유행하게 되었다.

Penelope Casas는 상그리아에 대해 “상그리아는 아마도 스페인 음료 중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것”이며 일반적으로 바, 레스토랑, chiringuito(야외 음료 파는 곳) 그리고 스페인 가정에서 제공된다고 썼다. 상그리아의 제조법은 매우 다양하고 지역적으로도 다르다. 전통방식은 적포도주에 파인애플, 복숭아, 천도복숭아, 딸기류, 사과, 배 혹은 멜론 등 과일과 설탕, 오렌지 주스 등을 섞는 것이다. 다른 제조법에는 와인과 과일에 브랜디나 탄산음료, 착향 주류를 넣는다.

2014년 1월 유럽연합(EU)은 새로운 상표법으로 상그리아, 베르뮤트, 그루와인(꿀과 향료를 넣어서 데운 적 포도주) 등을 포함한 착향 음료에 대한 보호 지침으로 지역적 표기 규칙을 승인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제조된 상그리아 만이 유럽에서 ‘sangria(상그리아)’로 표기해 판매되고 타 국가에서 제조된 것은 ‘German sangria’, ‘Swedish sangria’ 등으로 표기해서 판매해야 한다.

빨간 색이 매력적인 음료 ‘상그리아/ 샹그리아(sangria)’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스페인어 ‘sangria’란 단어는 18세기경 처음 나타났다. 이 말은 스페인어인 ‘sangre(피)’에서 유래되었다고 일반적으로 믿어진다. 이는 음료 색이 피처럼 빨간 색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sangria’는 우르두(Urdu)어 ‘sakkan(설탕을 탄 와인)’이 산스크리트어를 거쳐 유입되어서 지금의 단어로 최종 정착했다고 믿는다. 두가지 설 모두 음료의 색 때문이거나 맛 때문에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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