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현대인의 삶은 분주하고 고단하다. 삶은 교환과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도 건강과 관련된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병원이나 약국에 가기도 하고 수많은 건강보조식품이나 비타민 보충제 앞에서 고민하기도 하며 멀리 보신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인간의 최대 욕망인 무병장수의 욕구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강을 줄테니 네 지갑의 돈을 달라고 제안하는 자들은 주위에 우후죽순으로 넘쳐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려는 자들의 상업적 의도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건강을 망치고 애먼 돈까지 버리는 낭패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강의하는 십여 년간 필자는 건강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 하나라도 팔아본 적이 없다. 다이어트나 건강 관련 상품, 서비스 등을 홍보해 달라는 부탁이 많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필자는 상품을 알리는 사람이 아니며 건강과 관련된 일도 하지 않는다. 타인의 건강을 담보로 이득을 취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지니고 올바른 정보만 알릴 뿐이다. 인간이 만든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우리의 몸이 건강해진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자연에서 올라온 것도 마찬가지다. 한 뿌리에 몇천만 원짜리 산삼을 먹던, 몇백 원짜리 무를 먹던 우리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귀하다는 하수오를 삶아 먹던, 말벌의 애벌레로 술을 담아 마시던 이것들이 우리의 병을 낫게 한다는 결정적 근거는 없다. 특정한 것을 먹고 병이 나았다는 것도 믿음에 불과할 뿐인 것이 많다. 병을 얻은 자가 발병 시점으로부터 행한 모든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

병을 얻은 후 술이나 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거나 음식을 조절하는 등 많은 부차적 행위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신진대사를 돕고 자가 면역력이나 자연 치유력을 높여 질병이 치유되는 것이지, 특정 식품이나 성분이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먹는 모든 것은 탄소나 수소, 산소, 질소 등의 원소로 구성된 유기화합물일 뿐이다. 입에서 으깨지고 위산 구덩이에 빠지는 소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최소의 구성단위가 되어 소장의 융모나 유미관으로 흡수되면 그뿐이다.

특히 우리가 몸에 유용하다고 알고 있는 고단백질 식사도 대표적으로 잘못된 식습관 상식이다. 어떠한 형태의 단백질이라도 우리 몸에서는 최종적으로 아미노산이라는 최소단위로 분해되어 아미노산 풀이라는 연못에 모이게 된다. 의외로 이 연못은 크기가 크지 않아 자신 몸무게의 kg당 1g 정도면 하루에 필요한 양을 모두 채울 수 있다. 체중 70kg의 성인이 하루 70g 이내의 단백질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인데 그 이상 섭취하는 양은 모두 체외로 배설된다. 문제는 배설될 때 요산과 암모니아 단계를 거치므로 신장과 간에 많은 무리를 준다는 거다.

몸에 좋은 것으로 신앙처럼 여기는 우유의 과다섭취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의 함량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값이 비싸고 희귀한 것에 탐닉하는 행위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희귀한 것일수록 우리 몸의 경험과 거리가 멀어 적응이 쉬울지 의문이다. 건강을 위하는 척하며 주머니를 노리는 세태를 반영하듯 새로운 상품, 서비스 그리고 관련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얼리 어댑터, 즉 조기 수용자가 되지 않으면 왠지 타인에 뒤처진 듯하다. 그러나 모든 것들을 내 것으로 할 수는 없다. 효율적 선택을 위한 심사숙고의 필요성이 늘 대두되는데 여기서 개인의 한계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가장 이상적인 판단을 독자적으로 완벽히 한다는 것은 아무리 전문가라도 불가능하다. 건강은 자꾸 채운다기보다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쪽에 가깝다. 몸에 좋은 무엇인가를 고려하기 전에 기존에 해롭던 것들을 끊어내는 것이 먼저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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