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정부는 최저임금의 인상을 전격 단행했다. 유래 없는 높은 인상 폭에 임시직 근로자는 웃음을 짓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높아진 임금 덕분에 자영업자는 임시근로자의 고용을 멈췄고 직접 전면에 나서며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또한 올라간 경비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이는 기폭제가 되어 여기저기서 인상카드를 들었고 최저임금의 근로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다. 점심 식사가 부담이 되어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직장인이 늘었고 편의점 도시락은 편하고 싸기에 식당을 제치고 점심식사 장소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내수 경제가 살아날까.

샐러리맨들은 주머니를 열기는커녕 점점 움켜쥐고 한번 들어간 것은 나오지를 않는다. 체감하는 경기가 춥기에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만일을 대비하여 움켜쥐고 쟁여두기 바쁘다. 역대 최대 인상률을 기록한 2018년 최저임금의 구현은 근로자나 사용자에게 연초 경기를 더 춥게 만들었다. 급여를 올려주게 되는 영세 상가나 기업들이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물가에 더는 버티기를 포기하고 자진 폐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먹는장사마저 안 된다며 신음하는 시장에 정부지원이 만능 카드인냥 밀어버리니 지금도 힘든데 내년 또 그 다음 해에 올려줄 임금들이 감당이 안 된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니 폐업이 되고 예년에는 그나마 점포회전은 되었지만 지금은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도 쉽게 찾아내지 못해 점포임대의 딱지가 아예 스티커처럼 붙은 매장이 빈번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지표 변화를 분석한 결과물을 보면 영세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을 시사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는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는 곧 이들의 사업장 폐쇄로 이어져 대규모 실업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잔뜩 움츠러든 그들의 상황에서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위적인 조정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 시기와 기간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종업원 수가 많은 영세기업일수록 영업이익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니 노동력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영세중소기업은 존폐를 결정할 당면문제가 되었다. 시스템은 그 하나하나의 생태 고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 상황이 되면 일파만파로 일이 커지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책과 제도는 단면이 아닌 저변의 영향과 시뮬레이션의 분석이 필요한 분야이다. 단편의 시도로는 근본적인 문제점에 접근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간과 비용의 소모전이 되는 것이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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