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두더지 게임과 같다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8.03.15l수정2018.03.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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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누구나 한 번쯤은 두더지 머리를 고무망치로 내려치는 오락게임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요즘은 유원지에서나 간혹 볼 수 있는 이 기계는 동전을 넣으면 구멍 여기저기에서 두더지들이 올라오는데 투자자가 본전을 뽑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두더지를 때리는 일이다. 맞은 두더지가 괴성을 지르고 숨어들면 이내 다른 구멍에서 두더지가 올라온다. 약이 올라 내려치지만, 사람만 지칠 뿐이다. 땅굴 파는 작은 포유류와 몇 판을 싸우다 보면 동전은 떨어지고 몸은 지치고 분은 가시질 않는다. 옆에서는 마누라가 열심히 두더지를 패고 있는데 혹시 저 여자가 두더지를 나로 착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는 우리 몸이 한 군데를 때리면 다른 쪽이 치고 올라오는 두더지 게임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게임기의 두더지들이 각각 독립된 존재가 아니듯 우리의 몸 역시 서로 연결되어 상호조화를 이루고 있다. 인간의 몸은 각각의 조직과 기관들이 일정한 목적 아래 필연적 관계를 맺은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신체 부분별 상호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어느 한 군데를 누르면 다른 한 곳이 반드시 치고 올라오는 그런 구조다. 그러므로 문제시되는 부위를 제거하여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생명은 태어날 때 자연 치유력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수술을 받거나 약물에 의존하게 되면 그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진다. 이 말은 약을 먹거나 병원 수술대에 올라갈 때 상당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속이 쓰리거나 머리가 아파 약을 먹는다 하더라도 흡수 및 대사과정에서 간과 신장에 많은 부담을 준다. 영양제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만든 철분 보충제를 필요 이상으로 먹게 되면 어떻게 될까. 체내 철분함량이 높아지면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스스로 생명을 건강하게 이어가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면역체계는 자기 물질과 외부 물질을 구분한 후 외부 물질에 대해 공격을 가하여 파괴한다. 대부분의 약물 처방이 플라세보 효과를 제외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이유다.

증상만 완화하는 대증요법은 문제의 근본적 치료방법이 될 수 없다. 불필요한 수술도 의료사고를 부추겨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비용을 상승시키는 대표적 원인이다. 왼쪽 무릎의 연골을 제거하면 얼마 후 반드시 오른쪽 무릎 연골이 망가진다. 왼쪽 무릎이 불편해서 반대편 무릎에 지속해서 힘이 들어간 결과다. 노인들의 인공관절 수술도 심각히 고려해야지, 자식들이 돈을 걷어 효도 선물하듯 해선 안 된다. 인공 물질을 삽입하기 위해선 병소부위를 정상조직이 나올 때까지 말끔히 도려내야 한다. 상당한 후유장해가 올 수 있으며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다. 사멸과 생성을 반복하는 세포와 같은 작용이 인공물에는 없지 않은가. 어쩔 수 없이 시술했다 하더라도 나빠질 일만 남는 것이니 심사숙고해야 한다.

전립선암의 징후가 발견되었다 하여 수술과 항암치료를 하였다 치자. 부작용으로 요실금이나 발기 불능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치료한 예후가 오히려 수명을 단축했다는 보고도 많다. 의사 앞에 가는 것을 대통령 앞에 끌려가듯 생각해선 안 된다. 문제가 되는 부위를 잘라내자고 말하는 의사에게 “선생님! 함부로 말씀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로또에 당첨된 의사에게 소감을 묻자 “앞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안 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의 몸은 가을에 떨어지고 이른 봄에 돋아나는 나뭇잎이 아니다. 닳아 없어진 자동차 타이어나 전구 갈아 끼우듯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고통의 시작을 의미한다. 내 몸을 관리하고 자연 치유력을 믿으며 좀 더 기다릴 수는 없을까.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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