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8.03.26l수정2018.03.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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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인간은 식물과 달라 움직이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양분을 빨아들이는 식물과는 본질에서 다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남, 여 간의 성역이 없어지더니 인간조차 동, 식물의 구분이 없어지는 듯하다. 저녁 시간 우리들의 거실 풍경을 들여다 보자.

스마트 폰에 갇혀 망부석처럼 앉아 있거나 T.V 앞에 몇 시간씩 주저앉아 감자튀김을 입에 던져 넣는 카우치 포테이토로 전락했다. 할아버지도 귀에 무언가를 꽂고 손녀가 장만해준 최신형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히죽히죽 웃고 있다. 어린이들은 어떨까. 공부 시간은 어수선하고 뛰어놀라고 준 자유시간은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니 쥐죽은 듯 고요하다. 손바닥만 한 전자기기에 시력을 집중시키고 있으니 눈동자의 운동을 지배하는 동안 신경을 쓸 일도 없다.

아이들의 시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것뿐인데 엄마들은 덜컥 안경을 씌어준다.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먼 하늘도 바라보면 우리 몸의 항상성에 의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시력이다. 망가진 시력은 회복되지 않고 더 나빠질 뿐이라는 말 한마디에 평생의 굴레를 자녀들에게 너무 쉽게 씌어준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안경이 없는 옛날엔 전부 시각장애인뿐이었겠나. 편안함과 신속함을 추구하는 정서는 우리 몸의 건강과 역행한다.

인간은 부단히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몇 시간 동영상을 찍었지만 사진 한 장처럼 보였다는 나무늘보처럼 움직임이 없으면 식물과 다를 바 없다. 집 안뿐만 아니라 바깥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화 한 편이 천만 관객을 넘길 정도로 우리가 자주 찾는 영화관 상황은 어떨까. 팝콘이 담긴 머리통만 한 상자를 들고 위풍당당하게 입장하여 퇴장할 때는 빈 통을 들고나온다. 혼자 영화를 즐기는 필자는 귤이나 몇 개 먹을 뿐인데 옆의 젊은 연인들은 연신 팝콘과 콜라를 입에 쏟아 붓고 있다.

흘낏 보니 눈물을 훔치는 슬픈 장면에서도 팝콘을 입에 넣는 것을 잊지 않는다. 종영 후 퇴장하는 출구 쪽에는 대형 쓰레기통이 있는데 분리수거는 우리가 할 테니 아무렇게나 버리라는 글귀가 친절하게 쓰여있다. 극장 매출의 20~30%를 팝콘 판매 등이 차지하고 있으니 그 정도 친절쯤이야 당연할 테지만. 팝콘 통의 테두리 부분에는 “튀겨지지 않은 알갱이가 있으니 치아를 조심하라”는 안내 문구도 있다.영양소도 하나 없이 엄청난 열량과 중성 지방은 어쩔 건데? 실소가 나오는 부분이다.

유사 이래 우리는 가장 다양한 지식을 머릿속에 담고 있으나 가장 형편없이 먹으며 살아가는 인류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괜찮을 거라는, 혹은 탈이 나도 무엇인가로 해결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신앙처럼 존재한다. 유희를 즐기듯 음식을 먹고 조금 달라지기 위해 턱을 깎거나 도화지처럼 온몸에 문신을 한다. 심지어 눈에 축구공이나 거미줄 모양의 렌즈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렌즈 표면을 면봉으로 문지르면 색소가 묻어나기도 한다. 불량렌즈로 각막이 손상되거나 심지어 실명할 수도 있다. 인위적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외모 만족에 비해 치르게 될 대가는 상상외로 클 수 있다.

탈이 나도 고칠 수 있다고 믿는 그릇된 사고의 중심에 병원과 의약품이 버티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신줏단지 모시듯 넣어둔 약을 꺼내 먹는 노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마치 이 약이 나를 지탱하고 살리는 원동력이라 믿는 듯한 태도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회의적이다. 약이 없으면 우리는 죽었을까. 평균 수명을 배 이상 늘리는데 전적으로 의약품이 이바지했다는 논리는 맞는가. 아니다. 안정적인 영양공급이나 주택보급, 상, 하수도의 질적 개선, 분쟁 종식, 영, 유아 사망률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오히려 지나친 약 의존성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작은 병을 중병으로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모두 약 없이 건강하게 사시길 빌 뿐이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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