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건설사들은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모델하우스를 만들어 분양을 먼저 한다. 모델하우스에는 다양한 옵션으로 실내 인테리어에 최선을 다해 ‘혹’ 하고 끌릴만한 모양새를 만들어 낸다. 그리곤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요목조목 매력적인 요소를 들어 이 집을 계약하게 만드는 마술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수요조사를 통해 깐깐하게 만들어낸 모델하우스도 실제 살아보면 불편한 점이 많다. 모델하우스는 보여주기 위한 집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는 사람들은 각각의 취향과 동선에 따라 최적화를 만들어가야 내가 편한 집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목적의 모델하우스가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안심하게 하지만 절대 편안한 집이 아닌 보여지는 집으로 자리하게 된다.

모두가 살고 싶은 옵션을 넣어 광고를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집이 되고 이 집을 갖기 위해 경쟁률이 높아진다. 경쟁률이 높아지는 만큼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사람들은 높은 가격을 치르고 집을 마련하지만 이러한 집에서 살려면 그만큼의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집도 그 집을 유지할 만큼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그 집에 살 수가 없다. 정부는 국민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와 복지에 집중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뒷받침하는 경제적 구상이 빠져있다.

재정을 동원하는 페인트모션의 경제바퀴 돌리기는 성장을 기약하지 못한다. 결국 정부가 기획하는 핑크빛 미래는 재정이 충원돼야 하고 그 재정은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된다. 세금을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면 국민도 나라도 파산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이 점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국내를 떠나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장곡선을 가파르게 올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국가가 기업과 가계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느라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세금을 올리고 있다. 세금도 오르고 최저임금도 오르고 노조는 성장곡선은 아랑곳없이 임금인상과 복지향상을 타결하라하니 기업들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좋은 집이 있어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집은 뻔지르르한 전시하우스가 아니다. 실제 쉴 수 있고 잠자며 마음이 편한 집을 원한다. 가지고 있는 모두를 동원하여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데 편안해 하면서 사업의 발전을 모색하는 경영자는 없다. 분명 사업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며 더 나은 발전 조건과 수익을 위해 달려야 한다. 가계와 기업과 나라의 삼박자가 잘 맞아줘야 잘 사는 나라가 된다. 그러나 지금 나라는 가계와 기업을 포용하는 것이 아닌 가계의 편에 서서 전시하우스로 아름다운 미래를 약속하니 일찍이 전시하우스의 속성을 아는 사람들은 이를 외면하고 기업은 제살길을 찾는 것이다. 경제지표는 수치이다. 수치는 우리 경제환경에 참고치이지 절대치가 못된다. 세계 경제의 특정분야의 수요가 겨우 지탱하는 우리경제를 마치 전 분야의 고른 발전으로 착각하지 말자. 우리는 여전히 달려야 하는 경제다. 만족하며 분배에 힘쓰는 것이 아닌 달리고 축적하여 더 큰 수익을 내야 살 수가 있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저서 : 새벽한시간, 지하철안에서 생각을 만나다
      남자시, 그렇게 보낸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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