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권현 선생님의 입학전형 길라잡이] 2019학년도 학종입시를 준비하는 제자들에게 보내는 권현 선생님의 학종합격 지도기①

한번 시기를 놓친 우리 아이가 학종으로 대학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07년 입학사정관제로 처음 시작한 대한민국의 학생부종합전형은 점점 그 해를 거듭하며 시작 시기를 놓친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변화해왔다. 물론 역으로 생각해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의(이하 학종) 준비 시기만 놓치지 않고 그 준비 과정에 대한 헤게모니가 확실한 학생들은 수능이나 내신이 부족해도 학종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어 가고 있음에도 아직 획일화된 사고와 생각 속에 갇혀 교육의 다양성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아무 죄 없는 우리 아이들이 학종이라는 제도에 대한 본질적인 준비와 대비를 행동으로 옮길 기회를 꽤 많이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획일된 시각 때문에 자신의 꿈과 시기를 잃은 아이들이 곳곳에서 아파하고 있다.

(1) 내 아이가 이렇다 할 꿈도 목표도 없이 하릴없이 나이만 먹는 것은 분명 부모의 잘못이다.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는 아이들을 보면 어렸을 때부터 빨리 본인의 적성을 찾아 꾸준히 한 분야에 몰입하는 아이들이다. 내 자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학교 선생도 아니고 학원 선생도 아닌 바로 부모 자신이다. 우리 아이가 대학을 진학하는데 수능이 또는 내신이 우리 아이에게 더 적합하다는 결정이면 정시와 내신을, 도무지 우리 아이는 열정과 의지는 확고한데 그 의지만큼 수능이나 내신이 안 따라 준다면 학종(수시)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이런 결정까지 아이한테 미루는 부모가 있다면 그건 부모의 잘못이고 방관이다. 요즘같이 변화가 심한 사회에서 무작정 아이한테만 모든 책임과 결정을 미룬다면 우리 아이는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학종은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전형이 아니다. 원서야 누구나 다 낼 수 있지만 막상 학종으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의 능력(전공적합성)을 대학과 입학사정관들에게 보여주고 증명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학종을 고1부터 혹은 훨씬 그 전부터 정확하게 선택하고 준비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우리 사회에는 또 그만큼 학종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짧은 시각으로 학종 준비시기를 놓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학종은 매번 해를 거듭하면서 더 이상 준비시기를 놓친 아이들에게 환영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 않다. 오직 고등학교 3년간의 생활기록부를 통해 아이의 전공 적합성과 잠재역량을 평가해 합격의 가부를 결정하는 학종은 이제 예전처럼 누구에게나 관대하지 않다.

(2) 매년 대입 자기소개서만 잘 써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고 아이들과 부모들을 유혹하는 달콤한 말에 속지 말아라.

학생부종합전형은 본인이 한 과정의 결과를 통해 본인만의 전공역량과 전공 적합성을 대학과 입학사정관들에게 인정받아 대학에 합격하는 전형이다. 이 전형의 특징은 과정을 통해 본인 스스로가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형의 본질을 매번 대입 자소서 시즌만 되면 컨설팅 업체와 학종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 왜곡한다. 자기소개서 안에 쓸 본인 전공역량에 대한 단 한 줄의 경험과 팩트가 없음에도 무작정 자기소개서만 잘 쓰면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학종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의 무지(無知)를 공략한다. 하지만 학종을 알 만큼 아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의 대책 없는 말에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그렇게 자소서 한 장 잘 써서 대학에 갈 수 있으면 지난 2~3년간 갖은 고생을 하며 학종을 준비해온 아이들은 바보란 말인가? 생기부도 중요하고 그 생기부 안에 채워지는 본인 전공역량도 중요하고 이 생기부 내용들을 적절하게 잘 분배해 정리하는 대입 자기소개서도 중요하겠지만 학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한 학생 스스로의 실질적 변화이다. 이 변화는 아이의 인식의 변화, 행동의 변화, 지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런 아이의 생각과 말과 경험들은 대입 자소서에서 또 면접에서 여지없이 교수들과 입학사정관들에게 전달되고 판단되어지는 것이다.

(3) 학생부종합전형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21세기 패러다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1세기는 관념론이 저물고 인식론이 새롭게 자리 잡기 시작한 시대이다. 이 시대의 패러다임은 인식과 지각, 현상과 직관에 대한 객관적 해석이다. 다시 말해 20세기가 개인의 머릿속 관념에 대한 갖가지 생각과 사유를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실체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그 부여된 의미의 객관적 결과를 타자의 눈앞에 현현(顯現)함으로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현상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귀결해가는 사회이다. 수능의 패러다임은 또 다른 창조의 의미를 라캉(정신분석가,철학자)식으로 말하면 획일화된 존재에 뚫려 있는 구멍(manhole)을 볼 수 없게 했고 슬라보예 지젝식으로 말하면 자본주의의 더 강력한 구속 안에 우리를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는 아직도 20세기의 관념론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 20세기의 그릇된 망상을 앞으로 22세기를 살아갈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하는가? 더 이상 아무도 다섯 개의 선택지 안에서 맞는 답을 찾는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 인생 선택지는 그 선택의 확률이 다섯 가지 안에서 선택될 수 없기 때문이다.

(4) 학생부종합전형 아무나 하지 말아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은 아무나 해서는 안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본질과 뜻을 모르는 학생들이 무작정 달려 들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내가 가르쳐온 학종의 결과들을 보고 혹자들은 이렇게 물어온다. 어떻게 내신 3~4등급 아이들을 서울권 대학에 합격시키고 검정고시, 심지어 학제가 다른 해외고(GPA) 학생들을 서울권 대학에 합격시키는지, 남들이 다 기피 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지난 10년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받아온 질문들이다. 반대로 내가 내게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당신들이 진정으로 그 아이들의 가능성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 지금 내 앞에 앉아있는 소위 말해 당신들이 만들어 놓고 당신들 마음대로, 제멋대로 재단해 온 이 아이들을 정말 올바른 관점에서 평가해왔다고 확신하는가?

(5) 가능성이 있다면 2018년도 마지막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정작 열정과 뜻이 있는데 준비하는 방법을 또 구체적인 자신의 학종 방법을 모른다면 나는 언제든 내 노하우와 방법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전수할 것이다. 그것도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포기하고 제멋대로 재단 당한 제자들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그러나 내게 배우기 위해서는 꼭 한가지 지킬 것이 있다. 본인 스스로가 열정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증명할 수 있는 아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가 본인의 가능성을 폄하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 어디에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없다. 또한 기본적인 인성과 그릇이 안 되어있는 아이들과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과정 없이 목표에만 급급해서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지난 10년간 나는 제자들을 가르쳐 많은 아이들을 서울권 대학에 보내왔지만 역으로 내 제자들과 학부모들에게 배운 것들이 많다. 어쩌면 지금의 권현 선생을 만든 것은 그동안 나를 거쳐 간 우리 제자들이란 생각이 든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목표와 꿈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런 과정을 통해 이변을 만들어가며 하나둘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 왔다. 학종은 절대 과정 없이 이뤄지는 전형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정말 학종에 꼭 올인 하고픈 학생들이라면 무엇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명심하길 바란다. 또한 2019학년도 학종이 불과 얼마 남진 않았지만 열정과 의지가 있는 검정고시(대안학교), 해외고(GPA)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준비해볼 시간이 아주 촉박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나마 남아 있으니 본인의 꿈과 희망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제자들이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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