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위해] 평소 아는 대학원생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발표 과제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비만인의 체중 감량 계획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것인데 명확한 목표치를 교수가 제시해 주었다는 것이다. 하달받은 명령(?)은 10주간 10kg 감량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발표하라는 것인데 호들갑을 떨 정도로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계획과 진행 상황이 판이할 수 있으니 변수는 차치하고 이론적 배경만 충족시킨 후 예외 조항을 슬그머니 달아 구렁이 담 넘듯 빠져나오면 최소한 90점 이상 나오는 난이도 낮은 과제다.

이제 과제를 받고 걱정이 태산인 학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그가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자. 두 달 반, 10kg의 감량 목표는 주 단위 환산 시 대략 1kg 감량이므로 1개월에 4kg씩 체중을 덜어내야 한다는 소리다. 참고로 운동생리학이나 영양학 차원의 이상적 감량 수치는 주당 500g이므로 교수가 학생에게 부여한 목표치는 다소 과한 수치라 할 수 있다. 500g이든, 1kg이든, 제품 생산 공장에서 빈 용기에 적정량을 채우거나 덜어내듯 인간의 몸도 획일적 노력으로 산술적 결과처럼 체지방을 덜어낼 수 있을까. 체중 감소가 순조로운 초기 이후 정체기가 반드시 있으니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자! 지금부터 숙제를 해보자. 주 1kg을 일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 약 140~150g을 감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덜 먹어야 하나, 더 뛰어야 하나, 도대체 감량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 살을 뺀다는 것을 인체 구석구석을 광범위하게 채우고 있는 체지방의 양을 줄인다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대체로 맞는 편이다. 지방은 우리 몸의 피하, 장간막 및 근육 등 많은 부위에 축적되어 지방조직을 형성한다. 특히 지방조직은 자궁, 유방, 심장 및 여러 장기를 둘러싸고 있어 이러한 기관이 외부의 충격을 받을 경우, 완충하는 보호막의 역할을 하거나 필요시 각 장기에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축적된 지방의 양은 부위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역시 피부 아래 저장된 피하지방의 양이 가장 많아 전체 저장 지방의 50%를 차지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의 몸을 만지거나 더듬는 등의 신체 접촉은 피하지방의 접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깨 견갑골이나 두개골, 무릎의 연골을 만지며 사랑을 나누지는 않을 것이다. 뭉클한 촉감으로 만져지는 따뜻하고 포근한 지방은 임신, 출산 및 육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남성보다 여성에게 그 비율이 높다. 이렇듯 인체 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구성소인 지방을 오로지 제거해야 할 내 몸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교수의 과제를 받은 학생이 다이어트를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정도로 생각했다면 간단한 덧셈과 뺄셈 정도 난이도로 과제 작성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어트(diet)란 영양이 잘 갖춰진 식단이나 식사(식이)요법을 의미한다. 한발 양보하여 살을 빼기 위한 식단으로 해석하더라도 운동의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식단 조절 없는 운동은 진정한 의미의 다이어트라 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식이나 운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가 얻고자 하는 다이어트의 목표는 체중 감량(loss weight)을 통한 적정 체중의 도달과 그 유지다. 지방으로 형성된 살을 옷처럼 얻어 입고 있는 gain weight(살이 찌다), 즉 플러스로 치우친 에너지 균형을 음에너지 전략을 통해 균형을 맞춘 후 유지하는 전략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을까. 섭취 에너지를 제한하며 동시에 운동 요법을 통해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전략, 궁극적으로 교수가 내준 과제 즉, 10주간 10kg 감량 목표에 독자 여러분의 자발적 참여를 부탁드린다. 향후 70일간 10kg 감량 목표며 구체적 방법은 다음 호에 상세히, 그러나 복잡하지 않게 알려 드릴 것이다.

▲ 박창희 교수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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