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평창영월정선축협에서 직영하는 대관령한우타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해 있다. ②축협에서 위탁 받아 대관령한우를 키우고 있는 더한우농장. ③필자와 평창영월정선축협 김영교 조합장(우측).

[미디어파인=성현석의 푸드 에세이] 구랍 2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서 발표한 ‘한우 가격 및 사육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올 1~2월 한우 출하 두수는 지난해 동기대비 0.1∼3.2%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거세우 출하예정 마릿수가 줄어들어 14만3000∼14만8000 마리 정도로 예상됨에 따라 한우 도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우 도매가격 강세는 곧바로 소고기 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1∼11월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한 38만3000톤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산이 전년보다 35.1%, 호주산은 12.9%가 각각 증가했다. 국가별 소고기 점유율은 미국산 53.2%, 호주산 40.0%, 뉴질랜드산 4.4% 순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한우를 주로 취급하는 외식업소(서경도락)를 경영하다보니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격은 사료 등 사육 환경, 출하 두수, 등급 출현율, 유통 과정에 따라 변동성을 갖는다. 최고의 육질을 가진 가성비 좋은 한우를 찾기 위해 한우 축산 유통현장을 찾아 나서기로 하고 첫 방문지로 선택한 곳이 있다. 바로 평창군을 일대를 중심으로 사육하고 있는 ‘대관령한우’다.

대관령한우 유통 현장 대관령한우타운 방문

지난 9일 대관령한우 사육을 총괄하고 있는 평창영월정선축협 김영교 조합장을 대관령한우타운에서 만났다. 대관령한우타운은 평창영월정선축협에서 직영하고 있는 대관령한우 판매점이다. 소매로 사갈 수도 있고 구워먹을 수도 있는 식육식당이다.

대관령한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기간 중 선수단에게 제공된 공식 한우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 색다른 풍미를 가진 한우로 소개됐다. 진행자인 연기자 최불암 씨와 대관령한우타운 조리실장, 부실장이 나와 등심구이부터 한우를 이용한 감바스, 타다끼, 샐러드 등 서양요리를 응용해 감각적인 메뉴를 선보였다.

대관령한우는 1984년 설립된 평창영월정선축협에서 94년부터 실시한 한우고급육 계열화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브랜드다. 이 지역 축협은 고원지대 기후와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사육하는 ‘Happy 700’ 슬로건으로 △초지를 이용한 송아지 생산·사육·출하·가공·판매 일관경영 체계 △한우전문 판매점 ‘대관령한우타운’을 개설해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등 브랜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97년부터 99년까지는 일본에 한우 800두 가량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대관령 700고지 무공해 친환경 초지서 키우는 청정우

▲ ①서경도락 기존 암소 불고기 ②필자와 서경도락 육부를 맡고 있는 직원이 기존 서경도락과 대관령한우 불고기를 직화에 구워 비교하고 있는 모습 ③대관령한우로 만든 불고기.

대관령한우는 협동조합 주체형의 사업형태로 ‘빈 우사 채우기 운동’에서 시작됐다. 관내 농가의 사육의욕과 기반은 있으나 자금 부족으로 빈 축사가 놀고 있는 데서 착안해 조합과 조합원이 공동이익 실현을 위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는 자금조달이 어려운 농가에 조합이 소를 구입해 위탁 사육하는 방식이다. 조합은 고정투자 없이 생산기반과 원료육 확보가 가능한 ‘윈윈’ 구조다.

조합에 따르면 대관령한우 품질관리를 위해 혈통 좋은 송아지에게 신선한 산약초 사료로 만들어 먹이고 출하 3개월 전부터 한약 부산물, 8개월 전부터는 효소제, 완충제 등을 첨가한 특수사료로 키워 낸다. 대관령한우는 평균 입식 월령 23∼25개월의 630kg 이상 성장한 소만 출하대상으로 하고 있다.

판매는 평창축협 본점을 비롯 대화, 봉평, 진부, 대관령, 영월, 정선, 임계지점과 장평유통사업단, 진부하나로마트, 정선하나로마트, 영월마트, 대관령한우타운을 통해서 이뤄진다. 특히 장평유통사업단의 경우 지난해 2800두를 가공과 180억원 매출을 목표했다. 마트 매출은 320억원, 대관령한우타운은 100억원 등을 매출 목표를 세웠다. 대부분 부천공판장 도축 후 가공 판매하는 농협유통 계통출하를 하고 있고 서울, 경기지역 기획판매, 온라인 등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대관령한우는 2004년 국내 최초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2014년에는 이 역시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았다. 이는 가축의 사육, 축산물 처리·가공·유통·판매 등 축산물 생산 및 유통에 관계된 작업장·업소 또는 농장에 대해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인증하는 제도다.

김 조합장은 “대관령한우는 사양관리 연구를 통해 계열화사업과 마블링을 증가시키는 시스템을 구축, 특허 출원(135016, 78416)까지 마친 기능성 고급육”이라며 “평창·영월·정선 3개군에서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공기와 물로 사육되는 고급육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축산농가의 안정적 사육 기반 조성과 질 좋은 고급육 판매 확대를 위해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 대관령한우 판로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구수하고 진한 육향·촘촘한 마블링이 특징인 대관령한우

▲ ①서경도락 평양냉면 ②숯불에 얹어 직화로 굽고 있는 불고기 ③직화불고기는 너무 익히면 육즙이 빠져나와 퍽퍽해 진다. 적당히 구워진 불고기 ④평양냉면에 직화 불고기 고기쌈 조합은 매력적인 음식이다.

필자는 지난 9일 대관령한우타운에서 직접 한우 맛을 보고 정밀하게 탐구하기 위해 조합을 통해 고기를 구매했다. 서경도락에서 사용하는 소고기와 같은 부위로 불고기감을 주문했다. 이를 지난 24일 서경도락에서 참숯을 사용해 직화 불고기로 시식을 했다.

서경도락서 쓰고 있는 기존 불고기와 대관령한우에서 썰어 온 두께가 달라 식감 차이가 났다. 두께가 얇은 대관령한우 식감이 더 부드러웠다. 양념도 고기 표면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재료 깊숙이 스며들었다. 불고기용의 경우 마블링이 너무 많으면 식감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대관령한우는 마블링이 적당했다. 마블링이 많으면 기름 맛이 나고 너무 없으면 퍽퍽하고 양념 맛 밖에 나질 않는다.

숯불 불고기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 한 가지를 나누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지금부터 반세기 경인 1973년 3월 10일 내무부는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에 따른 농촌연료대책을 발표했다. 요지는 무분별한 벌채를 막기 위한 것인데, 불고기 집에서 숯 사용을 전면 금지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양조장, 옹기공장에서 나무를 연료로 쓰지 못하게 하는 등 비현실적인 내용이 많았다. 그래선지 18일 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하마터면 숯불 불고기 명맥이 끊길 뻔한 사건이었다. 이를 추진했던 주역은 ‘불도저시장’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현옥 당시 내무부장관이었다.

▲ 성현석 서경도락·장수가 대표

[성현석 대표]
- 평양냉면·불고기 전문점 <서경도락> 대표
- 삼겹살·부대찌개 전문점 <장수가> 대표
- 푸드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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