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nsect사에서 사육중인 갈색거저리 유충

[미디어파인=류시두의 식용곤충 이야기] 얼마전, 전 세계 곤충 산업을 들썩이게 한 뉴스가 있었다. 프랑스의 곤충 농장인 Ynsect가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앞서 2012부터 2016년까지 200억이 넘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대규모 농장이, 1억2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이 투자를 통해 Ynsect는 현재까지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농장을 신설하면서 소비재 제품들을 생산할 것이라 밝혔다.

▲ Ynsect 사의 곤충 생산 과정

Ynsect 사는 갈색거저리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이른바 ‘Farm Hill’ 에서 사육하며, 생산된 갈색거저리 유충을 단백질/지질 등으로 분해한다. 신규 투자를 통해 새로 만들어질 농장은 2만톤에 이르는 연간 생산량(단백질 기준)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 역시 갖추어질 전망이다. CEO인 Antoine Hubert에 따르면, Ynsect의 목표 공급가는 1kg에 1유로 정도이다.

프랑스의 Ynsect 사 이외에도 네덜란드의 Protix 사도 대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자동화된 농장에서 대규모로 곤충을 사육하고 있다. 홍콩의 Livinfarm 사는 교육용 갈색거저리 사육 키트를 제작했었지만 이제 산업화 규모의 곤충 스마트팜을 건설할 예정이다.

▲ Livinfarms 사의 갈색거저리 사육 키트

전 세계적인 동향은 농장을 대량화/자동화 시키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곤충은 애초에 변온동물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 없다. 때문에 일반적인 가축들에 비해서는 에너지 소모량이 덜하고 사료 효율성이 뛰어나다. 아직까지 곤충산업의 태동이 얼마 되지 않아, 기존 축산업에 비해 비교적 영세하고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져왔다. 하지만 위와 같은 대규모의 투자들은 그러한 격차를 빠르게 앞당겨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기술적으로 이미 곤충을 생산하는 과정의 대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곤충 산업에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시야를 좁혀 국내 곤충 시장으로 보면 어떨까. 신산업으로 곤충 산업을 육성해온 덕분에, 한국은 상당히 많은 수의 곤충 농장이 생겨났다. 짧은 시간 내에 급격히 불어난 농장 수는 행정 통계만으로 전국에 2천여농가가 넘고, 비공식적인 추산으로는 3천농가에 이른다. 단기적으로 봐서는 이들 농가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곤충 시장을 볼 수 밖에 없다. 하루에 수십톤을 생산하는 농장은 하루에 수십킬로를 생산하는 농장에 비해 필연적으로 유리한 점들이 있다. 특히나 가격 경쟁력만 봤을 때는 영세한 농가들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2017년 기준 국내 곤충 농가 수

국내에도 물론 곤충 생산의 자동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기술과 연구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노하우가 실제 산업에 이용되기까지의 시간이다. 해외에 여러 농장들이 이미 산업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자동 생산화 기술은 기존의 곤충 농가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을지도 모른다.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면 차별화와 품질 향상에 답이 있을 수도 있다. 한국은 곤충을 빠르게 제도권 내로 편입시킨만큼,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활용이나 완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세계시장에 뒤쳐져 있지 않다. 판로 개척이라는 숙제는 단순히 국내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어렵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소비재 제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경제학 졸업
카이스트 정보경영 석사 졸업
(사)한국곤층산업협회 부회장(학술위원장)
현) 이더블 주식회사 대표이사

저서 : 식용곤충 국내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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