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의 이(齒)로운 이야기] “이는 무조건 안 빼는게 좋죠?”라는 질문을 하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좋고 나쁜 것은 없습니다.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다면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좋지만, 상황에 따라 발치를 하는 것이 구강 건강에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아를 꼭 빼야 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 일까요?

첫번째로 충치가 심한 경우입니다. 충치라 불리는 '치아우식증'은 치아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충치가 깊지 않다면 썩은 부분을 제거하고 보철물을 씌우는 치료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치아 내부에 있는 신경 조직이 손상되거나 감염됐다면 치아 속 신경과 염증 조직을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적용해 자연치아를 보존합니다. 하지만 어떤 보존치료로도 살릴 수 없는 치아라면 다른 치아까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조속히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두번째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이 나빠져서 치아가 많이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잇몸은 입의 안쪽 면을 덮고 있는 점막의 일종으로, 치아를 감싸서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입술이나 볼 안쪽 면의 점막이 근육을 덮는 것과 달리 잇몸은 대부분은 바로 아래 치조골을 덮고 있으면서 골막에 단단히 부착돼 저작 시 음식물에 의한 마찰 자극을 견디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치아 건강과 직결됩니다. 잇몸이 어떤 치료로도 회복할 수 없다면 잇몸뼈가 더 손상되기 전에 발치를 해야합니다. 잇몸이 건강할수록 임플란트 수술 예후도 좋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사랑니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지 않는 경우입니다. 사랑니는 치아 중 가장 뒷부분에 위치해 칫솔질을 할 때 잘 닦이지 않아 치석과 충치가 생기기 쉽습니다. 사랑니가 매복 돼 앞의 어금니 뿌리를 밀고 있는 경우라면 사랑니가 앞 치아의 뿌리를 손상시켜 잇몸 붓기 외에도 2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심하게 충치가 있거나 잇몸질환이 심하지 않으면서 아프지 않으면 뽑지 않고 싶은 게 모두의 바람입니다. 하지만 아프지 않다고 하더라도 잇몸질환균과 충치균을 만들고 다른 치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라면 빼야 합니다.

네번째는 치아가 더 있는 경우(과잉치)입니다. 과잉치는 정상적인 치아 수 이외에 추가적으로 치아가 더 존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과잉치가 있는 경우 흔히 나타나는 문제는 영구치 앞니가 나오는 것을 방해해 제대로 나오지 못하거나, 벌어지거나 틀어져서 나오게 된다. 간혹 물혹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빼줘야 합니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교정치료를 위해 작은 어금니를 빼는 경우입니다. 치아가 약간 삐뚤거나 공간이 조금 남은 경우면 발치 없이도 교정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치아가 이동할 공간이 없다면 발치를 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인 비발치교정치료는 오히려 제대로 된 교정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습니다. 치아를 조금만 움직여도 만족할만한 치료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치아를 몇개 빼야 합니다.

이 모든 경우에 치과의사는 치아를 뽑을 때의 이득과 뽑지 않을 때의 이득을 꼼꼼하게 비교해서 이득이 월등히 큰 쪽을 선택합니다. 물론 변수도 있습니다. 그중 큰 변수는 치과의사가 치아를 보존하기 위한 최고의 노력을 했는지와 그런 능력이 있는지 입니다. 대부분 환자분들은 모든 치과의사들이 위의 두가지 변수가 거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좋은 진료 철학을 가지고 좋은 치료기술을 가진 치과의사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광고에 큰 노력을 하는 분들은 거리가 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대한 치과 보존학회 인정의
-대한 치과 근관치료학회 정회원
-대한 구강악안면 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보존과 외래교수
-그루터기치과 이수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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