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겟 아웃> 스틸 이미지

[미디어파인 칼럼=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영화광인 필자는 ‘영화는 나의 스승’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내게는 스승이지만 감독만의 철학과 세계관이 녹아있는 영화야 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느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것이다.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보도 물론 나를 자극하는 도구이긴 하지만 아직 영화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한 탐구의식이 강한 필자가 주로 꽂히는 장르는 스릴러물이다. 궁금증을 자아내지 못하는 영화는 마치 매력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 남자와 커피를 마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최근 충격적인 영화를 한 편 보았다. ‘겟 아웃(Get Out)’이라는 제목의 영화다. 건강하고 젊은 흑인의 몸에 늙고 병든 백인의 뇌를 삽입시켜 몸의 주인으로 살게 한다. 흑인의 의식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닌 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다가 어떤 계기가 생길때마다 한번 씩 수면위로 올라온다. 그럴때면 몸과 정신의 불일치로 인해 타인이 보기에 이상한 행동을 한다. 내가 아닌 타인의 정신이 내 육체를 지배한다면 그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한가지 결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저 사람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나? 또는 원래 저러지 않았던 사람이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 질문은 자신에게도 해당된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이게 진짜 내 모습 맞나? 다중인격인가?’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은 자기 성찰이 부족하거나 아직 자신의 본모습을 못보신 분들일 경우라 하겠다.

최근 상담하신 분 중에 사주에 ‘겁재(본인과 같은 오행이지만 음양이 다른 기운)’가 강하신 분이 오셨다. 겁재의 특징에 대해 말씀드리니 너무 맞다시면서 자신이 다중인격이 아닌가 의심한 적도 많다고 하셨다. 그나마 그분은 인성이 강하셔서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필터가 있었다. 인성이 약하신 분들은 자신이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합리화를 시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겁재가 발휘되면, 하나의 사안에 대해 양면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머리위에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장면을 생각해보면 된다. 완전히 내편은 아니지만 잘만 꼬득이면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겁재가 있는 분들은 타협에도 능숙하다. 줄다리기를 할 때 내 힘이 약하면 끌려가고 강하면 끌어오듯이 겁재를 다루는 것은 본인이 어떻게 힘을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겁재에게 끌려 다니면 위의 영화에서처럼 나 아닌 타인의 정신이 나를 지배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분명 나이긴 한데 진짜 나는 아닌,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특히 겁재가 일간(본인이 태어난 날의 하늘의 기운) 옆에 붙어 있는 경우에는 경쟁자가 늘 따라다니는 형국이다. 경쟁의식이 강한 성격으로 드러날 수도 있어서 지는 것을 싫어한다. 노력을 통해서 그 경쟁관계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에는 내 것을 빼앗겼다는 피해의식도 강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자존심이 세어 보일수도 있다.

사주 원국의 오행이 조화롭고 신강한 경우에는 겁재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양날의 칼과 같은 겁재는 잘만 다독이면 내 편으로 만들수도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상대의 것을 빼앗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견보다 겁재가 더 많고 겁재를 다스릴 수 있는 정관(바르고 합리적인 기준이나 틀)이 없거나, 오행이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거나 감정적인 요소가 많은 사주에서는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에 겁재에게 나의 것을 빼앗기게 된다. 빼앗길 수 있는 것은 금전과 이성이다. 어쩔수 없는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자신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들 해보시라.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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