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부메랑은 원시시대부터 주로 나무로 만든 투척 무기로 사용이 되었다. 던진 후 재자리로 돌아온다는 인식 때문에 다시 돌아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기도 한다.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부메랑은 리터닝 부메랑으로 특수하게 만들었다. 여러 지역에 있었지만 호주 원주민의 부메랑이 가장 유명하며, 호주에 백인이 유입되면서 전 세계로 알려지며 현재는 스포츠 도구로 쓰인다.

역사를 보면, 동물에 부메랑을 던지는 바위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킴벌리 지역의 인디저너스 오스트레일리아 아트에 등장하며 최대 50,000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외에도 고대 이집트, 아메리카 대륙, 인도 남부,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비슷한 형태와 용도의 도구가 발견된다. 부메랑은 세계 사람들이 사냥 도구나 무기로 사용했고, 원래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에서 발전된 것으로 추측한다.

부메랑은 사냥감이나 적을 타격하기 위해 나무를 ㄱ자 형태로 만들어 회전력을 발생시킨 것으로, 이후 원형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특성을 발전시켜 돌아오는 부메랑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1804년 12월 호주 팜코브(포트 잭슨)에서 부족간 싸움 중에 무기인 부메랑이 처음 서양인들에게 목격되면서 알려졌다. 그해 12월 “The Sydney Gazette and New South Wales Advertiser”에 당시를 다음처럼 묘사했다.

“터키인의 시미터(Scimiter)처럼 굽고 날이 선 나무 막대를 붕가리족 전사가 던졌는데, 솜씨가 정교했고 투척력 또한 엄청나 백인들은 놀랐다. 이 무기는 20~30 야드(18~27미터)를 날아가 공중에서 방향을 전환해 적의 오른팔을 가격한 후 튕겨져 70~80야드(64~73미터)를 더 날아갔다. 적의 팔은 끔찍한 타박상을 입었고 구경하던 이들 모두 그 솜씨에 감탄했다”.

부메랑에는 돌아오는 부메랑과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이 있으며, 부메랑 모양으로 만들어진 곤봉들도 부메랑이라고 부른다. 리터닝 부메랑은 호주 동부와 서부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이것은 윗면이 약간 둥글고 아랫면이 편평한 비행기 날개처럼 얇고 가볍게 만들었다. 날개에 홈이 파여 양력을 잘 받도록 한 것으로 길이는 30~75㎝, 무게는 약 340g이다. 깊게 굽은 것부터 양쪽이 거의 평각인 것까지 모양이 다양하다. ㄱ 자의 양쪽 끝이 반대방향으로 꼬여 있거나 비틀려 있다. 부메랑 윗면은 회전방향과 이동방향이 같으나 아랫면은 서로 다르며, 이로 인해 서로 받는 힘이 달라져서 진행방향을 바꾸는 세차운동을 한다. 이렇게 양력과 세차운동으로 부메랑이 투척 후 큰 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완구용은 날개를 3~4개로 만들어 양력을 높인다. 주로 놀이용, 스포츠용으로 사용된다.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은 주로 사냥이나 전투용으로 던지면 목표물에 박히며, 최대한 멀리 날아간다. 타격이 목적이라 리터닝 부메랑보다 갈고리 형태로 더 길고, 무거우며, 단단하다. 큰 동물 사냥이나 전쟁용 부메랑에는 끝에 뾰족한 갈고리가 달렸다. 고대 이집트인,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인디언들이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 모양의 무기를 썼으며, 인도 남부인들은 새, 토끼 등을 사냥했다. 

부메랑을 던질 때 추진력을 높히기 위해 투척자가 내달리며 힘차게 던진다. 한쪽 끝을 어깨 위로 쳐들고 구부러진 쪽을 앞으로 한 채, 납작한 면이 아래를 향하도록 던진다. 부메랑의 비행 모양을 결정하는 것은 양쪽 끝의 비틀림과 손목 힘으로 가하는 회전이다.

던지면 되 돌아 날아오는 ‘부메랑(boomerang)’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Boomerang‘의 어원은 확실하지만 영어 유입 과정에서 많은 이설 있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한 설은 1827년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의 원주민 토착어가 유입됐다는 설로, 변종의 ‘wo-mur-rang’은 17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avid Collins는 1798년 "Wo-mur-rang"을 8개의 원주민 "곤봉 이름" 중 하나로 설명했는데, 실제는 부메랑이 아닌 창 던지기인 woomera를 언급하는 것이다. 뉴 사우스 웨일즈의 원주민 언어에 관한 1790년 익명의 원고는 부메랑을 "Scimiter"로 설명했다. 1822년 부메랑은 투루왈족(다루그의 하위 집단) 언어로 ‘bou-mar-rang’으로 상세하게 묘사되고 기록되었다. 투루왈족은 사냥용 스틱에 다른 단어를 사용했지만 사냥 도구나 무기로 사용하던 돌아오는 투척 스틱은 ‘boomerang’이라 했다. 다른 설에는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의 토착 원주민의 부족명 이름이 부메랑이 유래됐다는 것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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