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컬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다이어트 전문가로서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실행에 옮기려는 여성에게 사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절망할 일만 남았으니 희망을 품지 말라는 것이다. 필자의 말이 다이어트를 계획한 여성의 각오에 찬물을 끼얹었다면 반대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유명 홈쇼핑 채널을 들여다 보라. 체중 감량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환상과 희망을 주는 많은 상품과 정보가 홍수처럼 넘친다.

심지어 동네 한구석에도 한 달 안에 몇킬로를 감량해주겠다는 업소들은 수두룩하다. 모래시계에 줄자를 걸어놓고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주겠다는 광고에 속아 돈 버리고 맘 상하는 일이 이제는 없어야 한다. 경제적 논리로 보자면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의 욕구가 형성한 다이어트 시장규모가 연간 최소 2조 원이다.

진시황제가 찾고자 했던 불로초보다 더 효험이 뛰어난 다이어트 묘약이 있다 치자. 쓸데없는 일이다. 알약 몇 알로 심야에 먹은 자장면의 열량을 모두 없애고 아침에 날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면 새빨간 거짓말이다. 야근 후 먹은 라면 한 그릇의 열량을 모두 소모하려면 여의도에서 김포의 집까지 걸어가야 한다.

생활습관과 비만해지기 쉬운 환경의 개선만이 평생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보장한다. 지금부터 환경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과 다이어트에서 남, 녀간의 차이를 살펴보자. 결혼 후 부부가 살이 찌더니 태어난 자녀조차 비만이 되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다.

비만의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공교롭게도 몽테뉴의 결혼에 대한 정의에서도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 그는 결혼에 대해 설파하기를 결혼이란 무릇 새장의 새와 같다 했다. 밖에 있는 새는 안으로, 들어간 새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고 말이다. 아내의 후환이 두려워 이 말을 옹호하진 못하지만, 결혼 전 갈망과 결혼 후 갈등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66% 정도의 새들은 대부분 새장 안에서 살다가 삶을 마감한다.

아내를 무서워하는 필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도 새장 속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집안에서 일어나는 식습관 등의 행동패턴은 가족 구성원간 큰 차이가 나기보다 서로 닮아갈 확률이 높다. 비만 일가가 가족탕에 들어가 서로의 몸을 본 후 충격을 받았다. 이에 자극을 받은 부부가 자녀들에 앞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치자. 동 기간에 남편은 5kg, 아내는 2kg을 감량했다. 거의 같은 운동량과 식사를 했음에도 이처럼 감량 결과의 차이가 확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 친구와 같이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여성이라면 이와 같은 억울한 경험이 낯설지 않다. 가장 중요한 식이조절은 남, 녀 간에 큰 차이가 없다. 남, 녀 공히 섭취한 에너지 대비, 소모 에너지가 많거나 적다면 그에 비례해 체중의 감소나 증가는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양의 열량을 섭취하고 같은 양의 운동을 수행했을 경우, 체중감량의 반응은 남, 녀가 같지 않다.

체중 감량에 있어 남녀 간의 차이는 근육량과 호르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기초대사량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 근육량이 많다는 것은 에너지 소모율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같은 인원을 승용차와 대형관광버스로 각기 이동시켰을 경우, 버스의 경우가 기름을 훨씬 많이 소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성과 동일한 운동을 수행했다 하더라도 근육량이 우월한 남성이 체지방 감소량이 큰 이유가 된다. 체중 감량에 있어 근육량이 미치는 영향은 또 있는데 우리 몸의 수분 보유량이 근육량과 비례한다는 점이다. 수분의 감소를 체중감량으로 간주한다면 상대적으로 근육이 많은 남성이 쏟아낼 수 있는 수분의 양도 많다. 모든 면에서 여성은 몸에 달라붙은 체지방을 떼어내는 일이 남성에 비해 불리함을 인정해야 한다. 남, 녀가 같이 운동은 하되 성과를 서로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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