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멕시코 관광관련 영상을 보면 음식점이나 거리에서 여러명으로 구성되어 노래와 연주를 하는 악사들이 등장한다. 특히, 음식점이나 호텔에서 생일 등 기념일에 테이블에 와서 흥을 돋우거나 특정 장소에 초청되어서 분위기를 띄우는 것을 많이 본다. 이들을 ‘마리아치’라 부른다. 

마리아치(mariachi)는 솜브레로 등 멕시코 전통 의상을 입은 소규모 밴드나 걸어다니면서 악사들이 연주하는 멕시코 전통 민속음악이나 분위기, 춤 스타일 등 포괄적으로 모두를 가리킨다. 즉, 멕시코의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악단 이름이자 음악 장르이다.

전통 마리아치는 2명 이상의 연주자가 바이올린, 하프, 비우엘라. 기타론, 기타라 데 골페 등의 현악기 위주로 연주를 했고 관악기는 없었다. 반면 현대 마리아치는 트럼펫이 포함되고, 바이올린의 수가 두 배이며, 3~12명 이상의 음악가로 구성되며, 곡마다 악기 구성이 다르다. 이들은 거리에서 민속음악과 대중적 전통음악과 최근 대중음악을 모두 연주한다. 전통적인 뿌리는 식민 시대까지 올라가나, 현대적인 마리아치는 20세기에 와서 풍부해졌고 멕시코의 대중 음악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마리아치는 원래 멕시코 시골의 야외 파티에서 춤을 위하여 연주되는 악단인데, 도시화된 마리아치의 편성은 원래 7~10명 이상의 편성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표준적인 마리아치 편성은 바이올린 2, 트럼펫 1, 하라나, 기타, 기타론 등으로 되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악기를 늘리거나 클라리넷을 보강하기도 한다.

멕시코 음악은 스페인 후손들이나 메스티조에 의해서 독특한 형태가 나왔다. 그래서 오늘날 멕시코 음악은 혼혈인 메스티조 문명의 산물이라고 본다. 멕시코의 노래들은 '칸키온 메히카나(멕시코의 음악)'라고 한다. 이것은 멕시코 특유의 연주 형식으로 바이올린, 트럼펫, 클라리넷과 같은 멜로디 악기와 기타, 기타론(대형 베이스 기타), 비우엘라(소형 기타)와 같은 리듬 악기로 편성된다.

유래를 보면,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가 맥시밀리안 황제를 통해 이 나라를 지배하던 1806년 하리스코주 수도인 과달라하라에서 맥시밀리안 황제와 황후 칼로타의 결혼 기념 파티가 열렸다. 음악 전담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 중심의 앙상블만으로는 부족해서 멕시코인 기타리스트들을 연주에 참가시켜 바이올린과 기타 앙상블의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그 때 파티에 온 멕시코 기타리스트들은 프랑스어를 전혀 몰랐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마리아즈(marriage, 결혼)’란 단어가 자기들 악단을 지칭하는 것으로 착각해 사용하면서 멕시코 발음인 마리아치(mariachi)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리아치라는 말은 이 악단이 초기에 결혼식 연주를 맡았던 데서 비롯되었다. 이 단어는 하리스코 지방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표준 편성 악단의 의미가 되어 1930년대 멕시코 시티에도 등장했고 오늘날 멕시코 향토 음악과 민속 가수를 가리킨다. 마리아치 음악이 대중적 음악으로 전 세계에 널리 퍼진 것은 1960년대다. 한 때 영화의 엑스트라 배우이며 나팔수였던 멕시코계의 미국 음악가 허브 앨퍼트는 1962년 티화나 브라스라는 악단을 조직, 멕시코 투우사의 비극을 묘사한 ‘외로운 투우’를 발표해 아메리아치 붐을 일으켰다. 마리아치의 느낌을 미국의 재즈 밴드에 끌어들인 것을 아메리아치라고 한다.

멕시코 거리의 악사와 음악 ‘마리아치(mariachi)’는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Mariachi’는 프랑스어 ‘mariage(marriage)’가 멕시칸 스페인어 ‘mariachi’로 변형되어서 최종 정착을 했고 영어에서도 그래로 차용했다. 1981년 교회 공문서 중에 Father Cosme Santa Ana가 대주교에게 쓴 편지가 발견되었는데, 내용은 그가 프랑스 점령 기간인 1848년 mariachis의 소음에 대해 불평을 적은 것이다. 단어 ‘mariachi’는 프랑스의 멕시코 점령 기간 중 1806년 맥시밀리안 황제 결혼식에서 연주된 음악과 연관되어서 불리다가 본격적으로 1860년대 프랑스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여겨진다. 이것이 정설로 여겨지는데 다른 증거들은 프랑스 지배 이전에 이 단어가 사용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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