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난리이다. 전염성이 강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니 더 긴장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지켜야 할 필수 사항 중에 외출 후 손씻기에 마스크 착용이 있다.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자기의 타액 등이 남에게 전달되는 것을 맊고 거꾸로 남으로부터의 이물질을 차단해서 감염원을 줄이자는 것이다.

마스크는 건강을 위한 것과 분장이나 변장을 위한 것이 있다. 건강용 마스크는 에어로졸상의 병균이나 먼지등이 호흡기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입과 코를 가리는 용품이다. 미세입자용 마스크, 의료용 마스크, 방한용 마스크등이 있다. 기술의 발달로 천 대신 공기중의 필터링 대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위해 직물이외에도 다양한 재질이 사용되고 있다.

분장이나 변장용 마스크(mask) 혹은 가면(탈)은 정체를 숨기거나, 의식(주술)이나 공연, 얼굴 보호 등의 목적으로 얼굴에 쓰는 물건이다. 만드는 재질은 나무, 금속, 돌, 종이, 흙, 가죽, 뼈, 천, 잎, 깃털, 조개 등이며 다른 것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가면은 특정 목적과 용도관념을 위해 얼굴을 가리는 특수한 물건인데, 얼굴을 가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본래 얼굴과는 다른 인물이나 동물 또는 초자연적인 존재(신) 등을 표현하는 가장성을 가졌다. 그래서 은폐와 신비화의 기능을 갖지 못한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가스 마스크(gas mask)나 야구 포수의 마스크 등은 가면이 아니다.

얼굴에 분장을 하면 본래 의도하는 바를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낀다. 그러나 가면은 이러한 한계에서 자유로우며, 무엇이든지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사용된다. 가면의 가장 오랜 기능 중 하나는 주술로 현대까지도 여러 형태로 남아 있으며 원시예능의 모태가 주술종교적 형태에서 파생됐음을 볼 때 가면은 신앙가면에서 비롯되어 차차 연희가면으로 변천했다고 본다.

가면은 주술적, 종교적, 예술적 표현물로서 원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왔다. 초자연적 존재, 인간, 동물 등 여러 가지 대상을 표현하는 가면은 그 사회적 역할 또한 다양한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제사, 풍년기원, 의료, 장례 등의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상징적 존재의 역할이다. 그밖에도 장식, 호신용 수단, 장난감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며 연극 등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면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사용했었고 아직도 가면을 사용하는 부족들이 많다. 에스키모족, 아프리카나 오세니아 주 여러 섬의 토인들은 아직도 주술적 기능의 가면을 사용하며 유럽에서는 본래 의미는 퇴화했지만 민속행사 등에 가면이 등장하고 동양에서는 가면무극이 남아 있다.

가면의 기원설은 다양하다. 첫째, 원시 사냥에서 위장 수단이었던 것이 점차 신령을 깃들게 하는 신접물로 발달했다는 설이다. 둘째, 전쟁터에서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얼굴, 몸, 방패 등에 채색과 문양을 그리던 것에서 가면으로 진화했다는 설이다. 셋째, 시체의 악령 깃듬 방지와 사자의 영혼불멸을 나타내기 위해 가면이 만들어졌다는 설이다. 넷째, 비밀결사 구성원들이 정체를 숨기기 위해 가면을 처음 고안했다고 보는 설이지만 결사조직이 아니어도 가면을 사용했던 많은 예가 있다.

가면은 보통 신앙가면과 연희가면으로 구분된다. 신앙가면은 특정 장소에 가면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거나 얼굴에 쓰고 잡귀를 내쫓는 등 종교적 의식에 사용된다. 여기에는 벽사가면, 의술가면, 영혼가면, 신의 존재를 표현하는 신성가면이 있다. 또 죽은 이를 본뜬 추억가면과 기우가면이 있고, 실용적 목적의 수렵가면과 전쟁가면 등도 그 주술성으로 신앙가면에 포함된다. 연희(예능)가면은 무용가면과 연극가면으로 나누어진다.

건강과 변장을 위한 ‘가면, 마스크(mask)’는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Mask’는 기원은 불확실하지만 중세 라틴어 ‘masca/ mascha/ mascus(mask, nightmare, ghost)’가 이탈리아어 ‘maschera(마스크, 변장)’로 변형됐다. 이 말이 중세 프랑스어 ‘masque(얼굴 보호나 가리기 위한 덮개)’로 유입되어서 최종 ‘mask’로 정착을 했다. ‘mask’는 영어에 1530년경 등장했다. 또 다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설이 있는데 ‘mask’가 동사 ‘sakhira(조롱하다)에서 유래된 아랍어 ‘maskharah(어릿광대)’나 프로방스어 ‘mascarar(얼굴을 검게 칠하다)’에서 유래됐다고 보기도 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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