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전에서 ‘허브’는 잎, 꽃, 줄기 등을 음식을 요리할 때 사용하거나 허브 자체나 향을 질병의 치료 혹은 예방을 위한 약용으로 사용하고 화장품 등을 만들 때 이용하는 향기나 향기로운 맛이 있으며 특유의 기능이 있는 모든 식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특히 서양에서는 허브를 약의 기능으로 이용하거나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이용했다.

허브는 향기도 있지만 유용한 여러 영양분이 풍부하고 소화, 이뇨, 살균, 방충 등의 각종 약리작용을 하므로,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고기나 생선 등을 요리할 때 고기의 잡 냄새를 없애고 요리의 맛 변환을 위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주부들이나 요리사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허브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많은 가정에서 작은 허브 화분을 2~3개는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잘 살려서 가꾸기는 초보자에게는 그리 쉽지는 않다.

허브에 대한 기록은 이집트는 기원전 28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 허브를 사용했다고 한다. 허브의 발상지는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터키,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의 지중해 연안 및 중동지역으로 옛날부터 이들 국가에서는 생활 속에서 음식으로 이용하거나 향기를 이용해서 신체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아로마테라피로 많이 사용한다.

‘허브’의 어원은 라틴어의 ‘herba(푸른 풀, 향이 있는 식물)’로서 식용이나 약품 용도 등으로이용할 수 있는 모든 식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Herba는 처음에는 향초나 약초라는 뜻으로 사용하다 BC 4세기경 그리스의 철학자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인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os)가 교목· 관목 등으로 식물을 구분하면서 처음으로 ‘허브’라는 말을 도입하여 사용함으로써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의 단어가 되었다. 라틴어 ‘herba’가 고대 프랑스어 ‘erbe’로 변형되었고 이 단어를 중세 영어에서 차용하여 ‘erbe’가 되었다. ‘H’는 15세기 라틴어에 근거하여 철자에 복구되었으나 19세기까지 무음이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이 무음으로 발음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영어 철자가 다른 또 하나의 ‘허브(hub)’란 용어가 있다. 세계의 관광객들이 세계 No.1 공항으로 꼽는 우리나라의 인천 국제공항은 동북 아시아의 허브공항이라고 한다. 이 ‘허브’란 용어는 컴퓨터 산업이 발전하면서 탄생한 단어이다. 마치 바퀴의 살들이 한 중앙으로 모이듯이 이 모인 중심부를 가리키는 용어이면서 컴퓨터 네트워크에서는 여러 컴퓨터나 장비들을 케이블을 사용하여 LAN으로 연결해주는 장치를 일컫는다. 즉, 복잡하게 설명하려면 한이 없겠지만 대략 중심부 혹은 중심역할 등의 의미라 하겠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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