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조민수의 사이다] 기술의 혁명은 인터페이스의 혁명이기도 합니다. 초창기의 컴퓨터는 터미널 데스크 키보드에만 의지하였으나 지금의 인터페이스는 상당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현실입니다. 고유 기능인 전화 통화는 기본이고 인터넷 정보 검색이나 문서작성, 이메일 통신, 영상시청, 사진촬영, 신분인증, 금융결제 등 매우 많은 일들을 스마트폰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마트폰과 가장 많이 연동되는 인터페이스 디바이스가 바로 스마트워치입니다. 스마트폰이 전화에 컴퓨터를 붙인 것인지 컴퓨터에 전화를 붙인 것인지 애매한 부분이 있듯이 스마트워치도 시계에 컴퓨터를 붙인 것인지 컴퓨터에 시계를 붙인 것인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화기 혹은 시계 본연의 기능에 컴퓨터를 붙인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전화기, 시계, 안경, 팔찌 등 컴퓨터통신과 융합된 디바이스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비슷한 개념의 디바이스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입니다.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 이야기 하고 있는 초연결(hyper-connected)과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고글, 스마트밴드, 스마트슈즈 등 여러 가지 실험적인 디바이스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과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시계 고유의 존재의미와 큰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계는 원래는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15세기가 지나서야 회중시계가 개발되고 그 이후 한참이 지나서야 손목시계가 개발되어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계장치였습니다. 그것은 몸에 지니고 다니는 가장 오래된 기계장치라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스마트워치는 항상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라는 기계장치에 컴퓨터 기능을 결합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시장을 형성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사의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삼성, 소니 등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워치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로 무엇을 할 수 있나

고유 기능인 시계로 시간 확인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통신하며 통화나 문자 확인을 할 수 있고 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하여 심박이나 혈압측정을 통한 사용자의 바이탈사인(Vital sign) 데이터를 수집하여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악 감상, 금융결제, 지도표시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요즘에 출시되는 모델들은 기존의 스마트폰과의 통신방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통신시스템을 갖춰서 독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크기가 작아서 불편한 인터페이스의 단점을 보강하기 위하여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기능뿐만 아니라 소재의 발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출시되었던 스마트워치가 60~70g정도였는데 반해 알루미늄 소재인 애플워치 스포츠는 25g에 불과하고 18K 골드를 사용한 고급소재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장 중인 스마트워치 시장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가 2019년 웨어러블 디바이스 판매량 전망을 발표했는데 그에 따르면 2019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출하량은 2018년보다 25.8% 증가한 2억 2,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가트너는 2019년 최종 사용자들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지출 금액이 4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그 중 162억 달러는 스마트워치에 지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스마트워치 단독 시장이 2018년 4,360만 대에서 2022년 8,410만 대로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에 대해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2018년 3월 기준)은 애플 60.4%, 삼성전자 10.6%, 가민 6%, 핏비트 4%, 화웨이 3%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스마트폰 세계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는 애플에게 상당부분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계의 역사를 보면 쿼츠시계(Quartz watch)가 개발되면서 기계시계는 사라질 것처럼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금 고가의 시계는 모두 기계시계가 차지하고 있듯이 시계란 단순히 기능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아이템이므로 이 부분 살펴보고 고민한다면 향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조민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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