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허브의 이름 중 가장 여성스러운 예쁜 이름인 로즈마리는 소나무 잎의 향처럼 진한 향기를 가지고 있는데 그 향기가 오랫동안 기억될 정도로 강하다. 소나무 향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데 그리스, 로마제국 이후로 인류에게 약초로서 그리고 음식에 맛을 더해주는 향신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로즈마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어디서나 거친 모래에서도 강인하게 잘 자라는데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사랑받는 허브가 되었다. 꽃말은 ‘좋은 추억’, ‘나를 생각하세요’, ‘기억’, ‘당신의 존재로 나를 소생시킨다’ 등이다[출처] 대구 오월의정원 웨딩홀 로즈마리홀을 소개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로즈마리에 대해 살펴보면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아들이자 남편이다. 가이아가 홀로 우라노스 등을 낳았는데 그녀는 다시 아들 우라노스와 사이에서 12명의 티탄과 키클로페스 형제와 헤카톤케에르 형제 등을 낳는다. 티탄을 제외한 형제들은 기괴한 외모에 사사건건 사고를 치는 문제아였으므로 우라노스는 이들을 가장 깊은 지옥의 나락인 동시에 땅인 가이아의 몸 속 깊숙한 곳에 가두었다.

그곳에서 이들이 말썽을 일으키자 속이 불편해진 가이아는 평온을 되찾기 위하여 티탄 중 크로노스를 설득하여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없애도록 했는데 가이아의 낫을 받은 그는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버렸다. 우라노스가 흘린 피는 땅에 떨어져 복수의 여신인 에리니에스 등이 태어났고 바다로 떨어진 그의 성기는 물위를 떠돌면서 흰 거품을 만들었는데 그 거품 속에서 사랑과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여신의 탄생을 지켜본 바닷가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로즈마리는 아프로디테를 상징하는 신성스런 나무로서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식물이 되었다. 

로즈마리는 기독교와도 꽃의 색이 바뀔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일설에 의하면 마리아가 예수하고 이집트로 박해를 피해 도피하는 중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나 피곤하여 길가에 쉬게 되었다. 쉬면서 땀도 식힐 겸 로즈마리 덤불에 옷을 걸쳐 놓았었는데 그 후로 로즈마리 꽃의 빛깔이 백색에서 청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로즈마리(rosemary)’의 어원은 라틴어 ‘ros(이슬)’와 ‘marinus(바다)’가 합성되어 탄생한 말이다. 한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거나 안개가 낄 때 특히 바닷가의 로즈마리가 잎에 이슬을 머금고 있는 모양에서 이름이 나왔다 하겠다. 로즈마리는 때때로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anthos(꽃)’라 불린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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