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조연수의 뮤직톡톡] 결혼식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것들 중 그 음악도 빼 놓을 수 없다. 바로 신부입장 시 연주되는 바그너의 음악과 신랑신부 행진 시 연주되는 멘델스존의 음악이다. 그렇다면 그 두곡은 언제부터 결혼식에 쓰이게 되었을까. 그 유래는 영국의 황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양에서의 전통적 결혼식음악은 신부가 좋아하는 곡을 선곡하거나 성가를 연주하는 등으로 행해졌다고 한다.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었던 영국의 황녀 빅토리아 공주는 1858년 1월25일 자신의 결혼식에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의 혼례의 합창을 선곡하였고 , 그 후 황실의 것을 선망했던 상류층의 결혼식에서 자주 연주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가 직접 대본을 쓰고 작곡한 오페라 '로엔그린'의 내용은 비극적 결말로 비록 결혼식에 적절한 내용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것은 기억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단순하면서도 차분한 시작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간결한 리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누구나 공감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음악의 분위기로 세대를 뛰어넘는 유명한 선곡이 된 것이다.

분위기에 딱 맞는 음악의 선곡은 방송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다.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 flat장조 3악장의 첫 시작을 듣다보면 그 밝고 경쾌한 선율과 음색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른다. 동시에 연상되는 티비 프로그램 장학퀴즈(1973~,mbc). 긍정마인드를 불러일으키는 이 음악은 장학퀴즈와 찰떡궁합으로 누구나 들으면 입으로 흥얼거리면서 향수할 수 있는 퀴즈프로그램 시그널의 대명사가 되었다. 또 다른 예로 영화음악가 ernest gold 가 작곡한 영화 exodus(영광의 탈출)의 주제곡은 서사적 감동을 일으키는 오케스트라음악으로 주말의 명화(1969~,mbc. stanley black과 london festival orchestra &chorus 의 연주)의 시그널로 사용되면서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음악이 되고 있다.

천재작곡가들의 감성이 탄생시킨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와 특징적 리듬이 그 분위기와 딱 맞는 곳에 쓰인다면, 모두가 공감하고 오래도록 향유할 수 있는 공통의 문화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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