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조민수의 사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투명인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오랫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그 실현을 위해 생각해 왔고 그 가능성은 메타물질(Metamaterial)을 응용함에 따라서 실현될 수 있습니다.

메타물질은 기존 물질을 뛰어넘는 물질이라는 뜻으로써 학술적인 메타물질의 정의는 자체적 물성(inherent property)보다는 구조(structure)에 의해 특이한 물성을 띠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메타물질은 그 구성성분이 무엇인가 보다는 그 성분들이 이루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메타물질은 기존의 천연물질로는 실현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전자기적 물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학, 광학 및 관련 공학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존재하였던 물리현상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재료의 표면에 독특한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일종의 패턴처럼 반복시켜 붙이면 빛이나 전파, 소리 등 ‘파동’이 구조물에 닿으면서 구조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파동의 특성이 변합니다. 예를 들어 빛이 완전히 다른 각도로 반사되거나 소리나 전파가 흡수돼 거의 반사되지 않기도 하는데 투명인간을 가능하게 하는 투명망토 역시 빛이 표면에서 반사하지 않고 물질을 따라 타고 흘러가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메타물질 응용 기술은 전투용 무기의 스텔스 기술이나 특수하고 정교하게 빛을 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투명망토, 슈퍼렌즈 등에 사용 될 수 있는 메타물질은 전자파, 통신, 운송, 위성, 국방 등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이 가능해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을 기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메타물질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메타물질 응용 시장 규모가 연평균 24.3% 성장해 오는 2021년엔 약 19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메타물질 전자 응용 부문은 연평균 20.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12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고 음향 부문은 현 시점에서는 큰 시장 가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2021년 4천 5백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고성장이 전망되는 기능 강화 및 기타 부문은 연평균 29.4%의 큰 성장률 속에 2021년 6억 3천만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3년 민간 기금을 바탕으로 ‘메타물질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메타물질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MIT, 하버드를 비롯해 UC버클리와 일리노이즈 주립대학, 브라운대학, 노스웨스턴 대학 등 수많은 대학 연구소에서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3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투입된 민간 메타물질 전문연구기관인 ‘광치연구소’를 설립하고 20억 위안(약 3천 5백억 원) 규모의 메타물질 산업기금을 조성하여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4개 대학과 RIKEN연구소가 컨소시엄 형태로 메타물질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다국적, 다기관 메타물질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유럽 내 산업체에 메타물질 관련 신기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메타물질 연구 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선정해 수행하고 있고 메타물질 관련 과제에 2019년까지 3년간 약 950여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독일은 ‘German Centers for Excellence’, ‘METAMAT’ 등 연구기관들이 3차원 메타물질 연구에서 국제적인 성과를 선도하고 슈트트가르트 대학, 맥스 플린크 재단 등에서도 메타물질 연구 개발이 왕성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 연세대, 이화여대 등 학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에서도 원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 및 군수 분야 등에서 많은 응용이 가능한 메타물질 응용기술은 고효율 태양광, 태양열 발전 에너지 분야, 초고속, 저전력 차세대 광통신 광소자 분야, 고민감 차세대 센서 분야, 고해상도 차세대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분야, 고효율 초박형 유연 태양전지, 웨어러블 헬스케어용 초소형 안테나, 웨어러블 열전소자 등 다양한 첨단 웨어러블 ICT 디바이스등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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