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난 호에 언급한 어떤 음식을 먹으면 살이 빠질까의 해답을 찾기 전 중국인의 식습관 및 그 오해에 대해 생각해보자. 혹시 독자께서는 중국인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도 날씬한 이유가 그들이 애용하는 차나 양파 등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 여쭙고 싶다. 그렇다면 이것은 맞는 말일까, 틀린 말일까?

과연 무한정 기름지게 먹은 후 양파를 먹거나 녹차를 한 바가지 마시면 살찔 우려를 확 덜 수 있는 게 맞을까? 따져야 할 경우의 수는 많아 평균적으로 중국인이 날씬한지, 실제 그들의 음식이 열량 폭탄에 가깝게 기름진지 모두 따져야 한다. 채소를 센 불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낸 것과 담백한 통밀빵 한 조각 중 과연 어느 쪽이 열량이 높을까? 기름에 볶았다 하여 그 음식이 모두 지방이 되는 것은 아니니 같은 무게라면 통밀빵의 열량이 더 높을 것이다.

물론 시각적으로 기름이 철철 떨어지는 볶음 채소 쪽 열량이 높아 보일 테지만. 영양 전문가로서 중국인들이 지나치게 열량 높고 양 많은 식사를 했다거나 혹은 그렇더라도 차류나 양파 따위에 의해 날씬한 체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에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고열량식이와 운동 부족으로 축적되는 체지방을 특정 성분이 한없이 막아 줄 거라는 생각은 그저 바람에 불과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떠올리며 중국 음식은 그저 열량 높고 기름진 것으로,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입은 날씬한 여성을 연상하여 그들은 비만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음식을 기름에 볶아 익히는 숙식의 형태로 채소류 볶음 등을 즐기는 그들의 식습관은 개혁, 개방 이후 소득의 증대 및 서구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비만 인구는 가히 폭발적 추세로 늘어나 2002년 조사 결과에서 이미 전체 인구 중 2억 명 이상이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조사되었다.

차의 카테킨이나 양파의 케르세틴 등의 성분이 체지방의 축적을 제한 없이 막아준다 가정해보자. 차 음용 및 양파를 즐기는 중국인의 식습관에 변화가 없었다면 이런 조사 결과 역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든 특정 성분이 우리가 염려하는 바를 단호히 막아 줄 거라는 의견이나 제품, 광고는 실망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거짓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유념해야 한다. 공짜 치즈는 없다는 러시아의 속담을 빌려 비유컨대 우리 몸에 유입된 에너지와 그것이 운동 등으로 대사되어 없어짐에 있어 공짜는 결단코 없다.

먹은 대로 저장될 것이며 몸을 움직인 만큼 에너지는 비례하여 소모될 것이다. 몸을 움직이기 싫다면 마지막 방법은 본인 스스로 식습관을 통제하는 것이다. 탐욕스러운 식욕을 오직 인내로 제어하는 것이 힘든 독자께 필자는 지면을 빌어 과학적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회맹판 다이어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핵심은 위를 통과한 미즙이 샘창자로 들어가면 창자의 벽에 위치한 세포에서 분비되는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 CCK)이라는 호르몬에 있다.

또 하나의 사실은 대장은 오직 수분의 흡수만 이루어지므로 소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거쳐야 영양소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회맹판(ileocecal valve)은 소장 아래쪽에 위치하여 포만감을 조절하는 관문이자 밸브의 역할을 한다. 일종의 식욕억제호르몬인 CCK가 시상하부에 작용함과 동시에, 회맹판을 지나는 음식물의 속도 또한 늦출 수 있다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많은 포만감을 느낄 것이다.

CCK는 죽같이 변한 산성의 미즙이 소장으로 넘어올 때 그 속에 포함된 지방산과 아미노산에 의해 자극되어 분비된다. 미즙에 지질 함량이 많을 경우 CCK의 분비가 촉진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음식을 어떤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으면 포만감에 식사를 멈출 수 있을까. 낮은 열량과 높은 영양, 그리고 포만감을 전제로 하는 회맹판 다이어트에 대해 다음 호에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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