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강연 등의 일정으로 필자의 외국 여행은 상당히 잦은 편이다. 코로나 전에 중국, 일본, 베트남 등 4개월 사이 6번의 해외 일정이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이 만기가 되기 전 지면이 부족해지곤 한다. 업무가 주목적이긴 하나 비행기로 하늘을 날아 생경한 지역을 찾아다니므로 여행은 여행이다. 캄캄한 밤하늘을 일행 없이 홀로 날다 보면 생전 스티브 잡스가 했던 “The journey is the reward”란 말이 떠오르곤 한다.

미국의 경우 이코노미 좌석에 끼여 앉아 10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한다. 좀이 쑤셔 안절부절못하는데 보상은 무슨. 그러나 현지에 도착해 식당을 들어가거나 길거리의 먹음직한 음식들을 보면 이런 불만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북경의 왕푸징 거리를 걷다 보면 꼬치에 꿴 채 기름에 튀겨내는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좌판 위에 수북하다.

필자는 길에 서서 무언가를 먹는 것을 즐기는데 위생이 완벽히 담보되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매캐한 냄새와 혼란스러운 연기, 즉 불 위에 무언가를 올려 구어 대는 장소에 도달하면 고 스티브 잡스의 말이 옳았음을 확신한다. 꼬치는 그 기원이 명확지 않지만 유목 민족인 위구르인이 양고기를 꼬치에 꽂아 굽는 방식으로 조리하여 먹는 것을 즐겼을 정도로 오래된 중국 먹거리다. 특히 향신료를 뿌려 그들만의 독특한 향미를 즐기는데 긴 막대기를 찔러 넣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이 꼬치의 재료가 된다.

관광객이 넘치다 보니 가격도 예전보다 많이 올라 50위안 지폐라야 꼬치 몇 개 밖에 안된다. 눈에 보이는 모든 먹거리를 꼬치화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때론 가학적 형태의 음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살아있는 전갈 새끼들은 뾰족하고 가느다란 막대기에 꿰여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꼬치는 직화에 굽기도, 때론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기름에 튀기기도 한다. 끓는 기름에 튀겨진 전갈은 향신료가 첨가된 양념 가루를 뒤집어쓴 채 관광객의 손에 건네진다.

꼬치에 쓰인 식자재 중 기름과 향신료를 일부 한국인은 곤혹스러워 한다. 높은 열량을 경계함과 동시에 특이한 향에 거부감을 갖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한 이들은 고국에서 가져온 밑반찬들을 주욱 꺼내 놓는다. 내게도 권유하지만, 필자는 마뜩잖다. 외국에 나와 고추장, 김치를 먹는다는 게 타국의 음식을 맛봄으로 획득할 수 있는 그 나라의 문화 체험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기분이 들어서다. 연이어 부피가 큰 김, 컵라면에 팩 소주까지 등장하여 중국 식당 안에서 작은 한국 밥상이 차려진다.

필자는 요리 연구가나 맛 칼럼니스트가 아니므로 음식의 기원이나 상징성 등 모든 특징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필자는 중국과 한국 요리의 확연한 차이점 몇 가지는 말할 수 있다. 기름에 튀기는 음식이 많은 중국은 기름으로 볶아내는 채소 또한 다양하다. 목이버섯, 청경채, 배추 등을 기름을 붓고(?) 센 불에 빨리 볶아내는데 이는 채소나 나물 따위를 데쳐 참기름 등으로 무쳐내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동시에 간장, 소금 및 설탕 등으로 간을 하는데 이로써 기름 및 양념의 힘을 업고 맛의 우위를 획득한 볶은 채소는 빙빙 돌아가는 중국식 식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데친 후 건져내어 활용하는 것과 기름에 볶아 내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산패되지 않은 양질의 식물성 기름을 쓴다하더라도 기름에 볶는 것은 데쳐내는 것에 비해 영양이나 열량 측면에서 부정적 견해가 많다.

어쨌든 필자의 입맛엔 이렇게 볶아 낸 중국식 요리가 아주 잘 맞아 같이 나온 쌀밥은 입도 대지 않은 채 볶은 채소로 허기진 배를 채우곤 한다. 입맛 겁쟁이인 일부 어린이와 향신료 등에 거부감이 있는 자를 제외하면 대다수 여행객은 중국 등 아시아의 음식을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음식이 짜거나 달다는 불만이 많다. 다음 호에 일본의 음식 이야기와 더불어 여행 후 붙는 단기 뱃살에 대한 고민 및 그 해결책에 대해 얘기해 보자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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