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공은 둥글기 때문에 아무도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는 축구. 그래서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종목 중의 하나가 ‘축구(soccer)’이다. 4년에 한번씩 전 세계는 월드컵이라는 지구촌 축제에 한층 달구어진다. 남녀노소를 떠나서 모두가 희로애락에 푹 빠지게 하는 것이 바로 축구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것이 골이 그물망을 흔드는 득점 순간이다. 그러다 보니 가장 재미있고 극적인 스코어인 3:2를 펠레 스코어라고 한다. 

축구를 표현하는 용어는 영어로 두 가지가 있는데 ‘football(풋볼)’과 ‘soccer(사커)’이다. '사커'는 흔치않으면서 격조가 느껴지는 용어로, '풋볼'은 누구나 널리 사용하는 용어로 각각 구분된다. 미국에서는 ‘American football’이란 야구 못지 않게 관중을 동원하고 있는 축구가 있는데 그대로 번역하여 ‘미식 축구’라고 한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럭비와 유사한 게임이다. ‘풋볼’은 말 그대로 발로 공을 차는 것이 연상이 되는데 ‘사커’는 무슨 뜻인가?

‘사커’라는 용어(‘다음카페/ wwsoccer. 사커의 어원’ 참조)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그 용어의 탄생을 보면 두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 설은, 영국에서는 ‘union football(럭비, rugby)’과 구분하기 위해서 영국 축구협회(Football Association)에서 축구를 ‘association football’이라 정의했다고 한다. 이 단어가 사커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된 재미있는 사건이 1863년에 발생했다. 축구협회 임원 찰스 레포드 브라운의 친구들이 그에게 당시 인기있는 스포츠인 러거 경기가 열리는 날 "같이 러거(Rugger) 보러 가자?“고 그의 의향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친구들에게 “나는 러거대신 차라리 사커(soccer)보러 가겠다"고 즉흥적으로 대답을 했다고 한다. 이 일화에서 ‘사커’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시작됐다는 설이다.

두번째 설은, 당시 잉글랜드 퍼블릭 스쿨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쓰이던 단어는 낡은 것으로 치부하여 단어의 끝에 'er'을 붙여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이 널리 유행하였다고 한다. 그들은 럭비를 ‘러거’로, 어소시에이션 풋볼은 축약된 ‘ssoc’에 사람을 뜻하는 ‘er’이 붙어서 오늘날 쓰는 ‘soccer’로 신조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위키백과사전의 자세한 정의를 보면 신규 용어 ‘soccer’가 1889년 ‘socca’로 변형되어 1891년 ‘socker’로 되었고 1895년 ‘soccer’로 최종 정착되었다.

‘볼을 발로 찬다’는 의미인 영국에서 사용되던 ‘풋볼’은 이제는 전 세계적인이 사용하는 용어가 됐다. 전 세계에서는 ‘풋볼’이 정통축구를 나타내는데 반하여 미국에서는 ‘풋볼’이 자기들이 만든 전혀 다른 미식축구를 의미하고 ‘사커’는 일반적인 정통축구를 의미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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