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세계적으로 물의 도시하면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중의 대표주자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베네치아(Venezia)이다. 이탈리아 중부의 피렌체와 함께 유럽을 좌지우지했던 베네치아는 그 영광들이 역사 유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의 화마를 피하기위해 석호의 모래톱에 도시를 세운 것이 지금처럼 발전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유일한 석호도시이다.

도시는 118개의 섬들이 400여 다리로 연결되며 섬 사이 수로가 육상의 도시처럼 도로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운하와 섬들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배가 필요한데 그 배 중에 이제는 베네치아의 상징이 된 배가 곤돌라이다. 현재 2~6명을 태우는 곤돌라는 관광이나 여가,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 사용되며 베네치아 거주자들의 주요 교통수단은 대운하 이동용 더 큰 배인 ‘Gondolone’로 택시/ 버스 보트이다.

그렇다면 곤돌라는 언제 만들어져서 사용이 되었을까? 역사적으로 최초로 공식문서에 곤돌라가 나타나는 것은 1094년이라 한다. 당시 베네치아 공화국 Vitale Falier 통령(Doge)이 문서에서 베네치아의 남쪽 주민들에게 ‘Gondulam’이란 배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15세기 말 이전에는 이 배의 외형을 알 수 없지만 16세기 초에 자료가 등장을 하는데 이때는 외형상 타 배들과 차이는 없었고 단지 부자들의 사적 이동수단으로서 역할을 했다.

▲ 사진=픽사베이

부자들은 무엇인가 남과는 다르고자하는 습성이 있다. 이들 부자들은 배를 치장하여 자기를 과시했는데 그 경쟁이 지나치자 공화국에서 1562년 ‘사치금지법’으로 치장을 규제하여 배의 색을 검정색으로 통일을 시켰다.  16세기 초 곤돌라에는 ‘felze(승객용 객실)가 생겼고, 송진으로 방수 처리를 한 곤돌라는 16세기 중반부터 본체가 길고 날씬해지며 배의 앞과 끝을 독특하게 장식하며 우아해졌다.  17~18세기에는 몸체가 더 길어지고 배끝이 더 올라갔는데 앞쪽의 철부분은 배마다 독특해지고 커졌다. 배 끝부분의 팔꿈치 모양의 ‘forcola(조종대)’는 주로 배를 조종할 때 사용한다. 19세기에 몸체가 11m로 늘어나자 노젓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배끝의 높이를 좀더 올려 바다에 접촉하는 배의 바닥이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곤돌라의 바닥이 의도적으로 불균형해졌고 배가 불균형하다보니 타 배와는 다르게 흔들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다. 20세기에는 배의 앞부분이 좀더 올라가고 바다에 닿는 면도 줄어들어 노젓기가 쉬워졌는데 16세기에 생긴 ‘felze’가 이때 사라졌다. 이제는 길이 11m, 무게 600kg의 8종류의 나무 280조각으로 1년여를 걸려서 곤돌라를 만드는데 금속은 배의 앞과 끝을 장식하는 장식용에만 사용된다. 하지만 제작비가 고가라 점차 쇠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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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를 상징하는 ‘곤돌라(Gondola)’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곤돌라(Gondola)’는 이탈리아말로 '흔들리다'란 뜻이라 한다. 어원의 출처에 대해서는 부정확하고 논란이 많다. 다양한 출처는 라틴어 ‘cymbula(작은 배)’, 그리스어 ‘kundy(작은 조개)’ 그리고 ‘kuntò-helas(배를 민다)’가 어원이라는 설이다. 그렇지만 위키백과사전에서는 비잔틴시대의 그리스어 ‘kontoura(작은 꼬리)’에서 유래된 베네치아어가 ‘gondola’로 최종 정착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곤도라의 외부 생김새 때문에 이런 어원에서 출발한 것 같다. 곤돌라를 모든 뱃사공을 ‘Gondolier’라고 하는데 이들은 베네치아 관광객을 상대로 역사를 소개해야 하기에 선발 시험에서 이론과 실기의 난이도가 높아서 합격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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