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 무산소 운동 중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우는 운동은 어떤 것일까. 유, 무산소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도 혼란스럽다. 운동 앞에 유, 무산소를 최초로 갖다 붙인 자는 논란을 예상했을까. 대학 체육학과 수업시간에도 이와 관련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정답만을 콕 집어, 답안지에 적도록 교육받은 우리는 무언가 명쾌하게 정의되지 않으면 찜찜한 여운이 남는다.

교수가 특정 운동을 지칭하며 유, 무산소의 구분을 해 보라면 학생들의 대답은 갈린다. 무산소 운동이라는 대답에 누군가 산소를 마시지 않는 운동이 어딨느냐고 반박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각자 할 말이 많아 의견이 분분하니 결론은 쉽게 나질 않는다. 역도 선수가 상당한 중량의 바벨을 들때 “흡” 하며 숨을 멈추긴 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 충분히 숨을 고른다. 잠깐 숨을 멈추기 위해 그보다 오래 숨을 쉬었는데 뭔 무산소냐고 따져 물으면 대답은 궁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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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 더 떠 운동이론에서는 저항운동과 더불어 100m 달리기 역시 무산소 운동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100m를 25초에 뛴다는 여학생은 달리기 도중 숨을 너, 댓 번은 쉰다며 호흡부채도 갚을 일이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쯤 되면 강의장은 호기심 많은 초등학생 교실처럼 소란스러워진다. 만일 교수가 다음 중 유산소운동이 아닌 것을 골라내라는 시험 문제를 낸다면 60년대의 엿 먹어라 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다.

디아스타제로만 엿을 만들 수 있다는 교육부에 당시로써는 오답이던 무즙을 적어낸 학생의 부모들이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던진 사건이다. 들고 하든, 뛰며 하든 모든 운동을 유, 무산소로 구분하는 것은 본질을 너무 단순화하여 정의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일반인의 상식선에서 이해가 어려운 이 운동용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결론을 얘기해보자.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은 숨을 쉬면서 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운동의 에너지로 지방이 쓰이는 단계에 도달했는가 또는 그렇지 못했는가가 이 문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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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힘겹게 들어 올리는 5kg 아령이 보디빌더에겐 공깃돌처럼 가볍다. 호흡에 국한한다면 여성은 데드리프트 수준의 무산소 운동을 한 것이 맞고 남성은 숨을 쉬어가며 다소 여유롭게 수행한 유산소 운동이 된다. 과도한 무게를 들어 올리거나 아주 빠르고 또는 격렬한 동작이 필요할 때 우리 몸은 산소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또한, 갑자기 날아드는 야구공을 피한다든지, 멧돼지의 공격으로 도망칠 때 무산소성 에너지 대사가 없다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산소 개입의 비중이 떨어지는 이 방법을 우리는 ATP-PC 시스템이라 부른다. 신속한 근수축을 수행할 수 있지만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적은 비효율적 에너지 생산방식이다. 운동을 하기 위한 최초 동작이나 짧은 시간의 고강도 운동 시 근수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또 하나의 에너지 생산방식은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무산소성 해당 과정이 있다. 일반인에게 다소 어려운 이론이지만 필자가 언급하는 이유는 지방을 태워 체중을 줄이려는 모든 사람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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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TP-PC 시스템이나 당을 분해하는 해당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식으로는 지방을 산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쉽게 비유하면 우리가 멧돼지에게 쫓겨 도망칠 때는 지방을 태우기 어렵지만, 멧돼지를 잡기 위해 산과 들을 헤맬 때는 지방을 산화시킬 수 있단 거다. 하지만 체중을 줄이거나 근육을 늘림에 있어 유, 무산소 운동의 구분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무산소 운동을 통한 근육 단련은 지방을 연소시킬 수 있는 우리 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정치판처럼 내 편, 네 편을 갈라선 되지 않는다. 정답은 상호 협응 체계를 갖고 있는 유, 무산소 운동의 적절한 배합이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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