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전차하면 가장 실감나게 보았던 것이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에서의 전차 경주이다. 전차는 말이 이끄는 전차도 있지만 근래에 전투용 차량으로 만든 장갑 전차나 탱크도 전차라 불린다. 여기에서 전차는 말이 끄는 전투병을 태운 전투용 마차 혹은 수레를 지칭한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 의하면 마차는 왕의 장례행렬에 처음 사용되었는데 후에 전투, 경주, 사냥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한다. 마차는 B.C 3,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었다 추정되는데 그 근거로 우르와 투투브의 기념비들에는 전투행렬에 견고한 네 바퀴에 나무로 된 차체에 가죽을 씌운 무거운 차량이 있다.

수메르인들이 개발했다고 알려진 초기의 4륜 마차는 B.C 3,500년경 바퀴가 개발되면서 B.C 2,500년경부터 전투용으로 사용되었다 추정된다(이 전차가 전투용이라는데는 이견이 있다). 두 마리가 끄는 이 전차는 네 바퀴라 방향 전환이 어렵고 무거워서 기동력도 나쁘고 지반에 따라서 문제도 많아서 후에는 두 바퀴의 전투용 이륜 전차로 교체되었다. 기동력이 향상된 이륜 전차는 고대 수메르, 히타이트, 이집트와 로마 제국, 페르시아 제국 그리고 고대 중국이나 인도에서 전투의 주력무기로 널리 사용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통상적으로는 전차는 활이나 창으로 공격하는 전투원 1~2인에 마부가 한조로 탑승했다. 고대 중국 진나라의 전차는 4마리 말에 전투원 혹은 마부 1명이 탑승했는데 나무와 청동으로 만들고 바퀴는 가죽을 씌웠다고 한다. B.C 2,000년경 기동력이 대폭 향상되어 전차가 무기로서 돌풍을 일으켰고 많은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는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B.C 15세기경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전차를 제작했고, B.C 15세기말에 바퀴 및 차체를 가볍게 한 전차들이 사용되고 크레타와 남 유럽 지역에도 전차가 도입되었다.

영국에서는 B.C 5세기경 켈트족이 전차를 사용했는데 금속이 바퀴 등 마차 재료로 널리 쓰였다. 알렉산더 대왕 시대에 전차가 기병으로 대체되지만, 전차 경주는 인기있는 종목이었는데 이후 로마 원형경기장의 전차경기는 최고의 흥행거리였다. 18~19세기초의 영국, 미국에서 유행하던 4륜차는 전차로도 불렸다.

전차의 강점은 규모와 기동력에서 적의 보병에게 공포감을 주었고 전투병이 활이나 창으로 적을 살상했는데 바퀴 축에 살상용 날이 부착되어 있을 경우 활이나 창 그리고 전차를 피한 적병들의 하체가 날에 잘려 나갔으니 공포감이야 말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위력적인 공격력에도 지형적 제약이 크다 보니 평지가 아니면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전차의 제작비도 만만치 않아서 점차 기병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고 역사의 뒤 안길로 사라졌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그렇다면 ‘전차(chariot)란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chariot’은 골어를 차용한 라틴어 ‘carrus(wagon)’가 ‘char(cart)’로 변형이 되었고 이 단어가 고대 프랑스어로 유입되어서 ‘chariot으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이견으로는 ‘char’가 아니고 ‘charrier’에 ‘-ot’가 합성된 고대 프랑스어가 ‘chariot’으로 최종 정착을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설이다. 전쟁이나 승리의 전차(chariot)는 ‘car’로 불렸다. 고대 로마나 고대 지중해 국가에서는 두마리 말이 끄는 전차는 ‘biga’, 세마리 말의 전차는 ‘triga’, 네마리는 ‘quadriga’라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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