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 남북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르다 보니 ‘빨치산/ 유격대’ 특히 빨치산이란 용어는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공산주의와 연계된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는 단어이다.

‘빨치산(partisan)’은 일정한 조직체계가 없는 비정규군으로 유격대원을 가리키며 스페인어 ‘게릴라(guerrilla, 소규모 전투)’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정규군과는 별도로 적의 배후에서 통신소, 군부대, 탄약 등의 물류창고, 교통 요지 등을 공격한다. 소부대로 적을 기습하고 재빨리 주민들 속으로 철수해야 하기에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활동지역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단어의 의미를 비슷하게 때로는 조금은 다르게 설명하니 꽤 햇갈린다. 나폴레옹 전쟁 중 프랑스군이 스페인 전역에서 게릴라들의 공격에 당하다보니 프랑스군은 게릴라들을 군벌이라고 칭했고, 영군군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서 게릴라는 파르티잔과 같은 의미로 정착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순수 유격대원의 의미였는데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당시의 북부 민병대와 남부 남부군의 영향으로 19세기까지 파르티잔의 의미는 레인저와 코만도 등의 특수부대 느낌이 있었다. 20세기에 스페인 내전으로 반프랑코 게릴라 때문에 파르티잔과 게릴라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고 의미도 현재와 비슷하게 되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빨치산 전투의 기술들은 1789년 출간된 ‘Johann von Ewald’의 ‘Abhandlung über den kleinen Krieg’에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18세기의 첫번째 빨치산 전술 교범 중 하나는 7년 전쟁에 프러시아 육군의 공병 대위로 참전했던 헝가리군 장교인 ‘de Jeney’가 1760년 런던에서 출간한 ‘The Partisan’ 혹은 ‘the Art of Making War in Detachment’이다.

비정규적 전투로 적군의 힘을 빼는 ‘유격대원’을 지칭하는 단어들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partisan’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있다. 첫번째 설은, 라틴어 ‘parte(part)’에서 유래된 ‘partigiano(단체의 방어자)’가 프랑스어로 유입되어서 ‘partisan’이 되면서 최종 정착한 단어라는 설이다. 영어에서는 16세기 중반부터 단어가 사용되었고 게릴라 전투원 혹은 전투부대의 우두머리란 의미로 1690년 처음 사용되었는데 군대에서는 18세기 초, 정치적으로는 1842년에 정착되었다. 두번째 설은, '파르티잔(partisan)'은 프랑스어 '파르티(parti : 동지, 당파)'에서 비롯된 말이며, 적어도 12세기경부터 ‘partisan’이라는 단어가 프랑스에서 쓰이기 시작했으며 17세기경에는 지역 군벌 혹은 전투부대의 우두머리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스페인어 ‘guerrilla(little war)’는 18세기 이전 혹은 이후부터 사용되어 왔다. 게릴라의 소속원은 남자는 ‘guerrillero’ 여자는 ‘guerrillera’로 불린다. 이 용어는 나폴레옹 전쟁 중 스페인 사람들이 게릴라 전략으로 나폴레옹에게 대항하면서 대중적이 되었다. ‘guerrilla’란 용어는 1809년초 영어에서 스페인어처럼 전투원(fighters)’과 ‘그 전투원의 집단’을 언급하면서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대부분 언어에서 ‘guerrilla’는 특정 전투형태를 지칭한다. ‘guerrilla’는 나폴레옹 전쟁 중 스페인어 ‘guerra(war)’에서 파생되어 정착한 단어이다.

‘commando(게릴라)’는 ‘com-‘과 ‘mandare’가 결합한 라틴어 ‘commendare’가 후기 라틴어 ‘commandare’가 되었다. 이 말이 포루투갈어 ‘comando(사령부, 지휘하다)’로 유입이 되었고 다시 아프리카어 ‘kommando’를 거쳐서 ‘commando’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ranger(특공대, 추적자, 공원 관리원)’는 ‘range’와 ‘-er’이 결합한 단어이다. ‘range’는 게르만 조어 ‘hringaz(고리, 원)’가 고대 프랑크어 ‘hring’으로 유입됐고 이 단어의 명사형 ‘renc/ reng/ ranc/ rang(계급, 위계, 줄)’이 고대 프랑스어 ‘rengier(정렬하다, 서열화하다, 명령/ 주문하다)’로 변형됐다. 이 단어가 다시 고대 프랑스어 ‘renger(사격장, 계급, 명령)’가 되면서 중세 영어 ‘rengen’으로 유입되어 최종 ‘range’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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