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급격하게 산업화가 진행되고 지구촌이 심하게 오염이란 몸살을 앓면서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폐해지게 된다. 그래서 이전에는 거의 없던 알레르기 피부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아무리 약을 먹고 치료를 해도 잘 치료가 않되는데 공기가 맑은 시골이나 교외로 이사가면 거짓말처럼 호전이 된다고 한다. 바로 깨끗한 자연인 물과 공기와 숲이 인간에게 건강뿐만 아니라 무한한 평온함과 휴식을 주는 것이다.

즉, 자연과 벗을 해서 살아가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건강한 자연인 숲을 축소한 정원이 집이나 궁궐 등을 지을 때 무척 중요해진다. 전 세계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데 목숨을 거는 여러 민족이 있겠지만 그 중의 으뜸은 터키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터키인들에게 정원이란 남 다르면서도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풀과 물을 찾아 사막 등 험난한 곳을 이동해야 하는 유목 민족들에게는 풍부한 물과 여러 종류의 울창한 푸른 나무들 그리고 다양한 꽃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이야 말로 천국이기 때문이다. 즉 에덴 동산이 사람들이 꿈에 그리는 정원의 모습을 한 낙원으로 여겼던 것이다.

누구나 한번은 살아보고 싶은 낙원이자 천국인 파라다이스는 동양에서는 ‘무릉도원’, 서양에서는 또 다르게 ‘유토피아’라 불리는데 그 어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파라다이스(Paradise)’의 어원은 고대 페르시아어 ‘pairi(주변)’와 ‘daeza(담)’의 결합에서 파생한 ‘파이리다에자(pairi-daeza :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이다. 이 말이 그리스어 ‘paradeisos(왕실 정원)’ 다시 라틴어 ‘paradisus’로 발달되었다. 이 단어가 고대 불어로 유입되어서 ‘paradis(천국, 이상향)’가 되었고 영어의 ‘파라다이스(paradise)’로 정착되었다.

같은 의미의 말로서 천국을 뜻하는 아담과 이브가 뛰어 놀다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서 쫓겨난 성서 속의 에덴동산이 있다. ‘에덴(Eden)’의 어원은 수메르어 ‘eden(나무가 없는 초원, 정원)’에서 온 단어이다.

‘유토피아(utopia)’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모두가 희망하는 이상 세계이다. 이 말은 1516년 ‘토마스 모어(Thomas More)의 책 ‘utopia’에서 대서양의 상상속 완벽한 섬을 묘사하면서 탄생한 말이다. 유토피아가 나온 그리스어의 기원은 두가지이다. 첫번째, ‘utopia’는 고대 그리스어 ’οὐ(not)’ + ‘topos(place, region)’가 결합하여 ‘no place’란 의미이다. 두번째는, ‘utopia’의 영어 동음이의어 ‘eutopia’는 고대 그리스어 ‘εὖ (good, well)’ + ‘topos(place, region)’가 결합되어서 ‘good place’란 의미이다. 발음이 같은 이들은 의미가 다르지만 ‘utopia’는 통상 후자의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완벽한 ‘good place’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no place’이기 때문에 의미가 달라도 같은 것으로 해석한다.

같은 의미의 천국인 ‘heaven’은 인도-유럽 공통 기어 ‘kam-(덮다, 수의, 옷)’이 변형된 ‘k(‘)em-en-/ k(‘)em-er-(하늘, 구름)가 게르만 조어로 유입되어서 ‘himinaz/ himilaz(하늘)’로 되었다. 영어로 유입된 이 단어는 1,000년경 원래 ‘하늘’이라는 의미였는데 기독교계에서 ‘신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 고대영어 ‘heofon’으로 변형되어 쓰여지다 중세 영어 ‘heven’으로 변화되고 ‘heaven’으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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