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하우현 성당] 안양 인덕원에서 판교 신도시로 넘어가는 청계산 기슭 도로변 언덕 위엔 아담한 성당 하나가 있다. 신도 수가 200명 남짓한 작은 본소지만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흰색 예배당은 1960년대, 미군부대로부터 자재를 원조 받아 신축한 건물이다.

미사용 앉은뱅이 책상이 손에 꼽을 만큼 아담한 성당 내부. 봄 여름철엔 천막에서 미사를 드리기도 한다. 

▲ 하우현성당의 주보성인으로 모셔진 볼리외 루도비코 신부

“나는 진리를 전하기 위해 조선으로 왔으며
본국으로 송환되기를 원하지 않고
순교하기를 열망한다.”
- 聖 볼리외 베르나르도 루도비코 신부(1840~1866)

조선 선교 9개월, 27세의 나이로 순교하고 청계산 산골 마을엔 청년 신부와의 깊은 인연이 간직돼 있다.

▲ 선교사의 출발 25세 볼리외 신부의 조선파견식을 담은 그림

하우현성당은 1884년, 16명의 신자가 모인 작은 공소로 출발했다.

▲ 1894년 10칸짜리 초가 목조 강당 완공, 1900년 1대 샤플랭 신부 부임 후 본당으로 승격, 사제관 등을 지으며 교세 확장
▲ 하우현성당 사제관(경기도기념물 제176호)

성당 옆, 샤플랭 신부가 지은 사제관은 100년이 넘는 세월에도 그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 정면 3칸 측면 2칸
▲ 다듬은 자연석을 허튼층(불규칙한 돌을 사용 일정하지 않게 흐트려 쌓는 공법)으로 쌓고 백회줄눈으로 마무리

한국적 요소를 가미하면서 서양식 평면과 구조로 만들어진 사제관. 처음부터 가변성 있게 설계된 그 내부는 제의실과 고해성사실 뿐 아니라 미사, 교육 등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다.

▲ 초기, 서양식 지붕틀에 함석지붕을 올렸으나 팔작 기와지붕으로 개보수

“하우현 성당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명동성당 다음으로 지어지게 되는데
명동성당까지는 고딕 양식의 건축양식으로 교회건축이 이루어졌다면
하우현성당에서는 특별히 한국 건축양식과 프랑스 건축양식이 합쳐져서
새로운 건축양식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선교사들이 한국 건축양식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그러면서도 프랑스 건축양식을 합쳐서
한국에 맞는 아름다운 건축을 이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제관이 지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정광해 담임 신부 / 하우현성당

청계산 자락의 작은 성당은 일제강점기 이후 교세에 따라 공소와 본당의 역사를 반복해야 했다. 높은 산과 울창한 수림에 가려 혹독한 박해를 피할 수 있었던 하우 고개. 그러나 끝내 피할 수 없었던 볼리외 신부와 몇몇 신도들의 순교가 있어 오늘도 산골마을 성당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하우현 성당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704368
☞ 유튜브 : https://youtu.be/YQD_dNcOyew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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