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왕의 또 다른 별칭인 ‘황제(emperor)’를 보자. 황제라는 용어의 출발과 의미는 동. 서양이 같은 점도 있고 차이도 있다. 서양에서는 고대 로마 제국의 절대자를 가리키는 칭호에서 시작되어 후에는 유럽의 여러 통치자들을 지칭했다. 원래 황제를 지칭하는 용어의 출발을 보자. B.C 509~27년경 로마가 공화정 때 ‘imperator’는 전쟁에서 이기고 개선한 장군을 지칭하는 용어였는데 B.C 27년 로마가 제국이 되면서 이 단어는 통치자에게 붙이는 말이 되었고 이후 그의 직위를 표현하는 용어가 되었다.

중세 때 프랑크 및 롬바르디아 왕 샤를마뉴가 800년 교황 레오 3세에 의해 '황제'로 즉위를 했다. 이후 오토대제의 신성 로마제국으로 이어져 16세기부터 제위를 세습한 합스부르크왕조의 신성로마제국은 19세기초 나폴레옹에게 멸망하기 전까지 지속된다. 그렇지만 서양에서 황제를 지칭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로마제국의 전통 및 정통성을 이어받았느냐’였다. 다른 지역에서는 스페인의 알폰스7세, 러시아의 차르 표트르 1세, 프랑스 나폴레옹, 독일의 빌헬름 2세 등이 황제 용어를 사용했다. 그외 브라질, 멕시코, 에티오피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통치자가 황제 용어를 사용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동양의 황제는 ‘삼황오제’에서 나왔는데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는 진나라 시황제인 영정이다. 영정은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각국에서 수많은 왕 및 대왕이 있었기에 왕보다 더 권위 있는 용어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 탄생시킨 단어가 ‘황제’이다. 황제의 아들은 왕이나 친왕으로 봉해졌다.

중국에서는 황제를 하늘을 대신해 천하를 다스린다는 뜻으로 ‘천자’라고도 한다. 그러다보니 황제국만 독자적 연호를 사용하고 제후국은 쓰지를 못했다. 그래서 독립된 나라들은 황제의 영향권이 아니라는 의미로 독자적 연호를 쓴다. 시황제 이후 중국의 여러 왕조 및 중국을 정복한 금, 원, 청나라도 황제의 칭호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해의 금석문에서 황제격인 용어를 사용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 이후 황제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다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수립하고 황제국을 선포하면서 연호를 ‘광무’로 했다. 1907년 순종은 연호를 ‘융희’로 했으나 1910년 한일합방이 되면서 모든 것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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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구상 최고의 권력자인 ‘황제(emperor)’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emperor’는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이름과 칭호에서 유래되었는데 칭호가 ‘임페라토 카이사르 디비 필리우스 아우구스투스(Imperator Caesar Divi Filius Augustus)’였는데 ‘Imperator’와 ‘Caesar’가 황제를 뜻하는 영어 ‘emperor’와 독일어 ‘카이저(Kaiser)’ 및 러시아어 ‘차르’ 등의 어원이 되었다. ‘emperor’는 ‘imperare(통치하다)’가 모태인 라틴어 ‘imperator(황제, 사령관)’가 고대 프랑스어로 유입되면서 ‘empereür(현대 프랑스어 empereur)’로 변형이 되었고 최종 ‘emperor’로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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