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염천교 수제화거리] 서울역에서 중림동으로 이어지는 다리인 염천교 옆으론 50여 년 역사의 전문상가가 있다. 4층짜리 건물에 들어서 있는 구두매장과 공장들, 낡은 간판에 새겨진 점포 이름에서부터 그 세월이 느껴진다. 다양한 디자인의 신사화를 비롯해 화려한 무도화까지, 수 십 년 장인들이 빚어내는 구두들이 절로 눈길을 끈다.

살롱화로 통화던 맞춤형 구두는 개화기 모던보이들을 시작으로 70~80년대까지도 멋쟁이들의 로망이었고, 이곳 염천교는 그 중심지였다. 

▲ 1920년대 경성거리 모단 뽀이와 모단 껄의 필수아이템이었던 서양구두

염천교 수제화 거리에서 50년 넘게 구두를 만들어오고 있는 송홍배씨. 이젠 아들이 대를 잇고 있는 노포이다. 품질과 싼 가격을 무기로 명동의 고급제화점들과 쌍벽을 이루며 전국의 수제화 물량을 다 댈 정도로 번성했지만 대량생산체제의 기성화가 구두시장을 휩쓸면서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때는 진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처음에 이런 가게부터 한 게 아니여.
노점부터 했다고. 노점부터 시작해서, 그때는 이 건물도 다 짓기 전이었고
판잣집 조금 면하는 정도로 해서 이제 그 앞에서 노점장사를 했고
건물 짓고 가게에 들어와서 그렇게 장사를 하게 된 거에요.
몇 년 전만 해도 장사가 그래도 잘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지방이고 뭐고 또 지금은 전부 인터넷으로 팔지
마트에서도 팔고 뭐 안파는 데가 없잖아요.”
- 송홍배 / 염천교 수제화점포 52년 운영
 

▲ 새 구두 전문상가서 장만하세요(동아일보)_좌/품질은 일류 염천교옆 구두상사 가격은 저렴(동아일보)_중/ 서울역 부근 염천교 구두도매상가(한겨레)_우

화려했던 시절은 지났지만 오늘도 장인의 손끝에선 나만을 위한 구두 한 켤레가 태어난다.

▲ 1일 디자인/2일 패턴 만들기/3일 가죽 재단/4일 가죽 재봉질/5일 가죽 씌우고 굽 부착/6일 품질 검사

최초의 수제화 거리, 성업기를 지나 이제 100여 곳으로 줄어든 염천교 수제화 명가들의 변화를 위한 도전은 계속된다. 최고의 구두 장인. 또 한 번의 노력으로 염천교 수제화 거리의 명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 <염천교 수제화거리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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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 https://youtu.be/imWIJ29gAag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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